국제①
동맹 중요성 강조하는 미국
한·미·일의
실천적 공조가 중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동맹을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정책과 한·미·일 삼국의 협력 방향을 전망한다.
   2021년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이 가져올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역사, 경제, 안보 분야 전반에서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한일관계가 향후 미국을 매개로 개선될 수
있을지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동맹의 변화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 후 인수위원회 등을 통해서 미국이 돌아왔고(America is back), 정상으로
회귀할 것이며(Back to normal), 다시 리더십을 발휘할 것(America must lead again)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대조적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대외정책에서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국가들 간 연대를 강조하고,
느슨해진 동맹관계를 재조정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적인 정책 기조는 트럼프 시기
거래적 관점에서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민주적 가치와 국제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유지하도록 동맹과의 연대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4년간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후퇴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4년은 미국의 영향력을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국무부 연설에서 “외교가 대외정책의 중심으로 되돌아왔으며”
미국은 “동맹을 복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정책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유럽과의 동맹관계를 재조정할 것이다. 트럼프 시기 방위비 분담금, 주독 미군 철수 등의 문제로 소원해졌던
나토(NATO) 국가들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전통적으로 우방이었던 환대서양 공동체를 복원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아시아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속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방부 요직에 아시아
전문가들을 기용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속해서 전개할 수 있도록 아시아 동맹국 및 우호국과의 연합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커트 캠벨 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과 공존하기 위해서 미국의 이해와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아시아 질서의 균형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일·호주·인도 간 4자 협력체(Quad), 한·미·일 협력, 민주주의 10개국(D10) 등 다양한 맞춤형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동맹의 역할과 책임 분담을 강화할 개연성이 높다.
바이든 행정부 시대, 한·미·일 삼자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  
한·미·일 삼자 협력 방향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의 역할과 책임 분담을 요청하면서 대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한·미·일 삼자 협력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전쟁 억제력과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중국이 군사력을 팽창하며 역내 군사력 균형을 무너뜨리고자
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안보 환경 하에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과 공조를 강화하고 국제법에 기반한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간 연대를 중요시하면서 북한과 중국 문제에 대해서도 동맹과 협력을 통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이자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로서 이익을 공유하는 동맹인 한국, 일본과의 삼자
협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조를 위해 시급히 검토될 것이다. 예컨대 2월 19일 미 국무부는 한·미·일 외교당국자 간 화상협의를
개최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과 정책 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제는 한일관계가 역사, 경제, 안보 갈등이 중첩되면서 심한 부침을 겪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모두 방역과 국내경제 회복을 먼저 추진하면서 관계 개선의 기회를 쉽게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한·미·일 정책 공조를 강조하면서 한일
양국에 상호 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할 개연성이 높다.
클린턴 행정부 시기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에 의해 한·미·일 삼자 간 대북정책조정그룹(TCOG)이
제도화되었던 사례처럼 바이든 행정부도 미국의 주도로 제도적 협력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한일관계를 개선할 것을 주문할 수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일관계 과제
  바이든 행정부는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안보에 있어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며,
한반도 안보와 일본의 역할을 분리해서 생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구체화할 대북정책이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일 갈등 관계 해소는 핵심적인 사안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한일관계의 교착이 변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일 양국은 현존하는 북한의 위협을 해결하고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동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실천적인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이 주도해 한·미·일 협력을 활성화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 간 신뢰 회복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외교의 문을 열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여론을 설득하고 관계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사회적 여건을 만드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안보에 있어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라도 외교적으로 관리가 가능한 안정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일 간 협력적 자세가 요구된다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