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32021.03

세계는 지금-브루나이의 태권도 대표팀 감독


한국의 무도(武道)
세계에 알리는 김병희 자문위원

평화가 깃든 나라
브루나이에서 찾은 삶의 목적




태권도 보급 위해 도착한 브루나이,
제2의 고향이 되다
  초등학교 2학년. 어린 나이에 시작한 태권도는 김병희 자문위원의 천직이었다. 중학교 시절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본격적인 태권도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그는 이제 브루나이에서 태권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화상 인터뷰 당일에도 김병희 자문위원은 브루나이 국경일 행사 시범공연 연습을 막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

  아시안 연맹 추천을 받아 태권도 보급을 위해 지도자로 이곳에 오긴 했지만, 이름조차 생소했던 나라 브루나이는 한국과 많은 것이 달랐다. 딱 2년만 있어보자던 다짐으로 시작한 브루나이 생활도 어느덧 21년. 그 사이 김병희 자문위원은 현지인 남편을 만나 세 명의 아이를 낳았고, 이제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병희 자문위원  

Q. 브루나이는 어떤 나라인가
브루나이의 정식 명칭은 브루나이 다루살람(Brunei Darussalam)으로 ‘평화가 깃든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100년 가까이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84년 독립했고, 국왕이 통치하는 무슬림 왕국입니다. 이슬람 국가지만 남녀가 대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문제도 없는 편이에요. 면적은 경기도의 1/2 정도이지만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자원 부국입니다.

Q. 브루나이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브루나이는 복지제도가 아주 잘 되어 있어요. 시민권자는 고등학교까지 무료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대학생들에게는 용돈처럼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학생들을 위한 장학제도도 많아서 해외에 유학을 보내주기도 해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병원은 무료로 운영되고요. 또 브루나이는 국토의 75%가 열대 정글이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요. 정글과 수상가옥, 정부가 관리하는 놀이공원 등 아름다운 관광지가 꽤 있습니다.

김병희 자문위원은 브루나이에서 태권도 품새 대표팀 감독과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Q. 브루나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한국에서는 계속 태권도 선수 생활을 했었고, 현재는 브루나이 문화체육부 소속으로 태권도 품새 대표팀 감독과 겨루기 품새 주니어 코치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 비하면 브루나이 태권도는 아직 더 많은 발전이 필요해요. 현재 브루나이 내에 태권도장이 10곳 정도 있는데, 저와 다른 한 분을 빼면 모두 브루나이 현지인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태권도 보급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브루나이 국경일을 맞아 시범공연을 진행한 태권도팀  

Q. 한국과 브루나이의 관계는 어떤가?
한국과 브루나이는 1984년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 왔습니다. 2017년에는 처음으로 직항편이 생겨서 양국의 거리도 가까워지고 교류도 더 활발해졌어요. 브루나이는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으로 나뉘는데, 템부롱에서 무아라에 가려면 차로 2~3시간이 걸렸어요. 그런데 한국 기업이 두 지역을 잇는 템부롱 대교 건설에 참여하 면서 지금은 20~30분이면 갈 수 있게 됐어요.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브루나이를 방문해 신남방정책을 논의하고 템부롱 대교 건설현장을 찾기도 했었답니다. 브루나이에도 한류가 많이 퍼져 있는데요. 청소년들 사이에서 블랙핑크나 BTS가 제일 인기 있고, 한국 화장품, 드라마, 음식도 많이 사랑받고 있어요.

브루나이 대사 내외와 함께한 기념촬영  

Q. 브루나이의 한인 현황은?
현재 300여 명의 교민과 주재원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관광, 식당, 무역, 건설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에요. 다른 나라에 비하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수가 적은 만큼 가족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인회 임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한인회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어요. 얼마 전에는 한국의 설을 맞아 함께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었고,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한글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지금처럼 태권도 선수를 많이 길러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령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태권도의 저변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금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들을 위주로 가르치고 있는데, 어린이와 노인 등 더 많은 사람들에게 태권도를 알리고 싶어요. 또 코로나19로 모든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저도 1년째 한국에 있는 가족들을 못 만나고 있는데요.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사라져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의 가족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브루나이 방문 당시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