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32021.03

금강과 공산성 ⓒ한국사진작가협회 공주지부

우리고장 평화의 길

원시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품은 도시
충남 공주



충남 공주는 3만 년 전 한반도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석장리의 구석기 시대 유적지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천년고찰 마곡사, 송산리고분군, 공산성을 품고 있는 역사 깊은 도시다. IMF 때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 미국 LPGA 통산 25승에 빛나는 박세리,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기록을 세운 금메달리스트 김경문,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청전 이상범 화백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역사가 시작된 금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주에는 역사와 평화, 자유와 민족을 위한 저항의 흔적이 살아 숨 쉰다.
시민들이 얻어낸 금강철교
공주의 남북을 잇다
공주 금강철교 ⓒ한국관광공사  

  충남 공주는 3만 년 전 한반도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석장리의 구석기 시대 유적지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천년고찰 마곡사, 송산리고분군, 공산성을 품고 있는 역사 깊은 도시다. IMF 때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 미국 LPGA 통산 25승에 빛나는 박세리,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기록을 세운 금메달리스트 김경문,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운 청전 이상범 화백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역사가 시작된 금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공주에는 역사와 평화, 자유와 민족을 위한 저항의 흔적이 살아 숨 쉰다.

금강 따라 자리한
백제 문화의 진수
공산성 수문병 교대식 ⓒ필자 제공  

  금강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공산성(사적 제12호, 세계문화유산)은 웅진백제(475~538)를 지킨 왕성이자 660년 백제 의자왕이 나당연합군과 대치하다가 항복한 곳이기도 하다. 공산성은 해발 110m 능선과 계곡을 따라 쌓은 포곡형(包谷形)산성으로 백제 때는 ‘웅진성’, 고려 때는 ‘공주산성’, 그 이후에는 ‘공산성’, 인조가 이괄의 난(1624)을 피해 산성에 머문 후에는 ‘쌍수산성’으로도 불렸다. 원래는 흙으로 쌓아 올렸지만 조선 선조~인조 때 석성(石城)으로 개축되었다.

  지난 2013년 9월 14일 폭우로 산성 일부가 붕괴되면서 발굴조사가 실시되었는데, 이때 많은 양의 기와와 토기, 중국제 자기, 화살촉, ‘정관십구년(貞觀十九年)’명(銘) 옻칠 갑옷, 철제 갑옷, 대도, 장식도(裝飾刀), 옻칠된 가죽제 마갑(馬甲) 등이 출토됐다. 2014년 공산성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는 공주 밤이 다량 출토돼 공주 알밤의 명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송산리고분군 ⓒ한국사진작가협회 공주지부  

  웅진백제 시기 왕실의 자취가 깃든 송산리고분군(사적 제13호, 세계문화유산)은 금강 남쪽 구릉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진행된 조사에 의하면 수십 기의 무덤이 있었으나 지금은 무령왕릉을 비롯한 7기의 무덤만 정비되어 있다. 배수로 공사를 하던 중 우연히 발견된 연꽃무늬 벽돌로 1,500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5, 6호분은 무덤 유물 중 발굴된 묘지석으로 무덤의 주인이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임이 밝혀졌다. 발굴조사를 통해 묘지석 외에도 금제관식, 도자기, 유리구슬 등 4,6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백제문화의 우수성과 폭넓은 대외교류를 증명해 준다.

천년고찰에서 찾은
백범 김구 평화의 길
공주시협의회가 마곡사에 설치한 김구 선생 흉상과 어록 ⓒ필자 제공  

  세계문화유산인 마곡사는 백제 무왕 41년인 640년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김구 선생은 명성황후 시해의 원수를 갚고자 1896년 2월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나루에서 만난 일본군 스치다 조스케를 살해하고, ‘국모의 원수를 갚으려고 이 왜놈을 죽였노라’라는 내용과 함께 주소와 이름을 써 붙이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석 달 뒤인 5월 11일 관원에게 붙잡힌 김구 선생은 해주감옥에 갇혔고, 1897년 7월 사형을 언도받았지만 형 집행 직전 집행정지령이 내려져 생명을 건졌다. 당시 법무대신이 사형죄인 명부를 가지고 입궐하여 광무황제(고종)의 재가를 받았으나 승지 가운데 한 사람이 선생의 죄명이 ‘국모보수(國母報讐)’인 것을 발견하고 광무황제에게 다시 의견을 구한 끝에 사형집행이 정지된 것이다.

천년고찰 마곡사 ⓒ한국관광공사  
  사형을 면한 김구 선생은 1898년 3월 19일 밤 감옥을 탈출해 마곡사에서 은거하며 ‘하은당’ 스님을 은사로, 법명을 ‘원종’으로 계를 받고 삭발바위에서 삭발했다. 지금도 대광보전 마당에는 선생이 심은 향나무가 자라고 있다.

  공주시협의회는 지난해 11월 21일 「우리고장 평화플랜」 사업의 일환으로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화합을 위해 일생을 바친 백범 김구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선생이 은신하며 기도하던 마곡사 백련암, 백범 명상길, 삭발바위에 김구 선생의 흉상과 어록을 설치했다. 이로써 공주를 찾는 사람들이 김구 선생을 떠올리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도 현재도
나의 미래로 가는 표지석
  포근함보다 푸근함이, 평온함보다는 편안함이 스며온다. 비단결 같은 금빛 금강을 따라 공산성 금벽루가 아침을 열고, 지는 노을 속에 질곡의 역사는 웅장한 능에 누워 새벽을 기다린다. 일희일비(一喜一悲)의 세월이 만든 저항의 흔적들은 오늘의 푸근함과 편안함을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평화와 자유를 위해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려거든 언제든 오시라! 명상의 도시 공주로!



김광섭 (주)특급뉴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