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02023.06.

지난해 9월 목포시협의회가 주최한 ‘청소년 평화통일 현장체험’ 참가 학생들이 경남 통영 이순신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목포시협의회 제공)

행동하는 민주평통 ①


전남 목포시협의회

미래세대 주축 된 활동으로 통일 공감대 확산

“청소년이 선호하는 체험형 프로그램 개발,
평화통일 가치 몸소 느끼도록 유도”

1월 4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의장 표창 수여식. 단체 부문 수상자가 호명되자 박우영 목포시협의회 회장이 단상에 올랐다. 박 회장은 “이번 수상은 목포시협의회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그리고 목포시장의 지원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했다.

목포시협의회는 이미 1995년, 2006년, 2010년 세 차례 의장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민주평통 사무처는 이날 목포시협의회 수상 이유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청소년과 여성, 청년세대가 통일 교육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것이 바로 목포시협의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젊고 활기찬 분위기, 생동감 넘치는 협의회”
목포시협의회는 청년 및 여성 자문위원의 활동 참여가 활발하기로 유명하다. 2021년 9월 제20기 목포시협의회 출범 당시 청년분과 자문위원(33명)과 여성분과 자문위원(30명) 수가 7개 분과위원회에 소속된 전체 자문위원(96명)의 70% 이상을 차지한 점이 이를 보여준다. 이런 기조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박 회장은 “젊고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우리 협의회 사업도 생동감이 넘친다”고 자랑했다.

목포시협의회가 통일 미래세대의 높은 참여를 이끌어낸 비결은 뭘까. 박문옥 목포시협의회 간사는 즉답을 하지 않고 ‘강의식 통일 교육’의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우리나라 통일 교육은 지식 전달 위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 목포시협의회는 이 부분에 차별화를 뒀다. 지식 전달뿐 아니라 탐구와 체험에도 높은 비중을 둔 ‘목포 관내 고등학생 평화통일 교육 방안’을 마련하고 운영함으로써 젊은 층의 마음을 샀다고 한다.

지난해 6월 목포 혜인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역사·통일 골든벨’ 예선전 모습. (목포시협의회 제공)
‘목포 관내 고등학생 평화통일 교육 방안’에는 구체적으로 △청소년 평화통일 현장체험, △고등학생과 함께하는 통일이야기-통일 톡투유, △청소년 역사·통일 골든벨 등 3개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청소년 평화통일 현장체험은 관내 고등학생들에게 6·25전쟁의 아픔을 체험하고 평화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유적지 방문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9월 2~3일 목포 덕인고등학교 학생 32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거제 포로수용소, 통영 이순신공원 등을 방문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 강의를 통해 북한 실상을 이해하고,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 간사는 “일방적으로 통일 필요성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들이 평화의 가치를 몸소 느끼도록 유도하는 게 목포시협의회 청소년 평화통일 체험학습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이 사랑하는 평화통일 콘서트 ‘톡투유’
톡투유는 청소년들이 평화통일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으면 통일 전문가들이 직접 답해주는 형식의 토크콘서트다. 평화통일 주역이 될 미래세대의 관심사에 맞춘 눈높이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목포시협의회는 지난해 12월 8일 목포 문태고등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3학년 학생 180명을 대상으로 톡투유를 개최했다. 이날 역사교사가 꿈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전문가들에게 “통일이 언제 이뤄지느냐”라는 질문을 던졌고, 연단에 선 이성주 경기평화교육센터 교육국장은 “학생 스스로 평화통일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게 중요하다. 통일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통일 전문가 김세진 경기평화교육센터 상임교육위원은 “남과 북의 모든 사람이 통일이 필요하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질 때 통일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간사는 “이날 학생들은 토크콘서트 내내 순수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예리하고 재치 있는 질문을 던졌고, 그 과정에서 우리도 배운 바가 많다”며 “앞으로도 목포 관내 고등학교를 돌며 미래세대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2021년 10월 6일 목포신안비치호텔에서 개최된 ‘제20기 목포시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의 모습. (목포시협의회 제공)

문태고에서는 질의응답 후 ‘전투화 다육식재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선인장 등으로 대표되는 다육식물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으며, 왕성한 번식력을 갖고 있어 평화와 희망을 상징한다. 이 식물을 전쟁을 기억하게 하는 폐(廢)전투화에 심고 가꿈으로써 전쟁과 평화, 희망을 생각해보게 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학생들은 직접 전투화에 흙을 넣고 다육식물을 심은 뒤 평화의 메시지를 적은 팻말을 화분에 꽂았다.

또 다른 미래세대 대상 프로그램 ‘청소년 역사·통일 골든벨’은 민주평통 사무처가 매년 주최하는 청소년 통일 골든벨과 별개 행사로, 목포시협의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관내 학생들이 역사와 통일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확장하고 더 깊이 탐구하도록 하는 게 목적으로, 지난해까지 13회가 열렸다.

목포시협의회에서는 청소년 참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청년과 여성이 주도하는 사업 추진도 활발하다. 지난해 목포시협의회 청년과 여성 자문위원 40여 명은 함께 전남 보성군 벌교읍을 방문해 전쟁 과정에서 발생했던 이데올로기 갈등을 간접 체험했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 주무대다. 정승현 목포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일제강점기에서 6·25전쟁에 이르는 격동의 시기, 큰 상처를 겪었던 벌교에 남아 있는 근현대사의 흔적과 소설 속 이야기를 비교하며 둘러보는 묘미가 있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양배 목포시협의회 부회장은 “청소년·청년·여성 평화통일 활동의 핵심은 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북돋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청년, 여성을 활동 주체가 아닌 교육 대상으로 여기면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목포시협의회는 이들이 통일시대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전남 목포시 평화통일 여행지


노을공원 망향탑
전남 목포시 북항에 있는 노을공원은 바다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조성된 시민들의 쉼터다. 이곳 수변데크 너머로 망향탑이 우뚝 서 있다. 전남에 거주하는 10만여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고 평화통일을 기원할 목적으로 2018년 건립된 것. 전남도에서 3억 원을 지원하고 목포시가 부지를 제공해 2018년 9월 제작됐다. 10m 높이의 두 기둥은 평화와 화합의 가치를 상징한다. 망향탑 아래로는 ‘가련다, 나는 가야 한다. 그리운 내 고향…’으로 시작하는 글귀가 적혀 있다.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2000년 한반도와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햇볕정책을 통한 남북 화해·협력 관계 발전,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다. 기념관이 위치한 목포 삼학도는 김 전 대통령이 유년시절부터 정계에 입문하기 전까지 활동한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김 전 대통령 관련 역사뿐 아니라 노벨상 탄생 배경, 수상자와 관련된 에피소드 등도 전시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노벨상 수상의 꿈을 심어주기에도 좋다. 1월 1일과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