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52023.11.

특별 대담


김관용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민주평통 시대적 사명은 자유와 연대
“통합은 아래로부터 만들어진다”

김관용 수석부의장은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출범하면서 그 누구보다 바쁘다. 국내외에서 연일 개최되는 출범식과 각종 행사에 의장인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21기 민주평통을 이끌어가는 김 수석부의장에게 민주평통의 역할과 통일 준비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은 민주평통 상임위원인 신지은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신지은(신) 취임 1년이 되셨고, 20기에 이어 21기에도 수석부의장직을 연임하시게 됐습니다. 지난 1년 어떠셨습니까?
김관용(김) 어떻게 세월이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도지사로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바빠요. 뛰는 민주평통, 행동하는 민주평통, 그리고 현장에 답이 있다. 이런 마음으로 움직였습니다.

행동하는 민주평통에 점수를 매겨주신다면?
좀 짜게 매겨서 한 70점쯤 되고, 나머지 30점은 이제 21기가 채워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가 다섯 글자 인터뷰라는 걸 준비를 해봤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가장 큰 변화’입니다.
대통령이 바뀌시면서 자연히 의장도 바뀌시고, 통일에 대한 기본 철학도 바뀌고, 또 구체적인 지침도 정리가 됐습니다. 그렇게 볼 때, 새로운 ‘제21기 출범’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니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윤석열 정부에서 구성한 첫 번째 자문회의이기도 하고요.

“21기 과제는 담대한 구상 실현”
두 번째 키워드는 ‘인상적 장면’이 나왔네요. 어떤 다섯 글자로 답변을 해주실까요?
‘세계적 조직’, 다섯 글자 맞죠? 제가 수석부의장 직을 수행하면서 이 조직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국내에 이렇게 큰 조직이 없어요. 특히 해외조직이 136개국에 4000여 명이나 되니까 대단하죠. 외국에 계시는 동포들께서 대통령으로부터 공식적인 위촉장을 받고 활동을 하는데,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엄청난 애국심을 갖고 하시더라고요.
그럼요. 활동도 많이 하시고요. 예를 든다면 해외 조직 중에 지난 10월 11일 열린 워싱턴협의회 출범식에 제가 다녀왔거든요. 그곳 협의회장인 린다 한이라는 분이 있어요. 그분의 여러 가지 활동 중에 놀라운 게 있습니다. 그 지역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의 세계지도에 우리나라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가 돼 있었어요. 그것을 워싱턴 버지니아주 위원들과 함께 동해도 병기하도록 법 개정을 했습니다. 나라의 기본 요건이 국민이 있어야 하고, 주권이 있어야 하고, 그다음에 영토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 영토의 이름을 되찾았다는 것에 제가 너무 놀랐습니다. ‘아, 이런 분들이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구나’. 보이지 않게 활동하는 자문위원들의 모습 속에서 조국의 미래를 보게 됐습니다.

다음 키워드는 ‘시대적 사명’입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민주평통의 시대적 사명은 ‘자유와 연대’입니다. 자유와 인권, 법치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국내외에 새로운 협력 관계, 바로 연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키워드는요, ‘21기의 과제’입니다.
‘담대한 구상’입니다. 통일에 대한 기본 정책 과제가 핵을 억제하는 거죠.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국정과제입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을 향한 우리의 요구이기도 하고 또 호소이기도 합니다. 문턱을 굉장히 낮췄어요. 핵시설을 철거 안 해도, 북한에서 진정성 있는 의지를 표명하고 협상에 나오면 우리가 도와주겠다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식량, 먹고사는 문제입니다. 질병에도 아주 열악하죠. 또 항만 시설도 부족하고요. 우리가 이런 것들을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내용들이 전부 그 안에 다 포함돼 있습니다. 진일보한 그런 구상인데도 북한은 답이 없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제 이번에는 한 줄 답변으로 토크를 시작해 볼까 하는데요. 첫 번째 질문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석부의장님께서 항상 국민통합을 강조해오셨지 않습니까. 2만2000명이나 되는 민주평통 내부의 화합과 통합은 어떻게 이뤄나가야 할까요?
제 한 줄 답변은 ‘통합은 아래로부터 만들어진다’ 입니다. 통합은 위에서 상층부에서 이뤄져서 되는 것이 아니고, 밑으로부터 변화가 있어야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겁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도 전부 현장에 다 있으니까, 2만여 명이 전부 움직인다고 생각해보면, 그래서 정책이 나오면 그것을 모아서 대통령께 자문 건의하는 기관입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만나서 이유를 설명하고, 또 다른 정책도 새롭게 시도 하고. 정미소 벨트처럼 밑에서 위로 가고, 위에서 밑으로 피드백이 돼야지 뭔가 정책으로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나라의 일을 하는데 그 답을 현장에서 가져와서 통합을 하자, 이런 뜻입니다.

김관용 수석부의장이 대담 진행을 맡은 민주평통 상임위원인 신지은 아나운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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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발총은 진보와 보수 가리지 않아”
통일을 둘러싼 갈등도 상당히 심각하지 않습니까? 이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따발총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게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어느 지역에 산다, 어느 학교를 나왔다, 또 생각이 어떻다, 이런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적이 따발총을 쏘는데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냥 지나가고 그런 건 아니거든요. 통일 에너지는 통합의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또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있을 수 있는데 자유민주주의 기본 원칙하에서, 시장경제의 원칙하에서 논쟁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자문위원의 역할에 대해서 한번 밸런스 게임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3초 안에 답변해주시면 됩니다. 첫 번째 대통령의 통일 철학과 정책에 공감하는 자문위원, 두 번째 대통령의 통일 철학과 정책에 비판적인 자문위원, 이 두 유형 중 수석부의장님의 선택은요?
공감하는 자문의원이 좋죠. 대통령의 통일 철학과 국정과제가 발표되면 저는 대통령의 통일 정책을 지침으로 삼아 민주평통 전체 자문위원들을 만납니다. 그때 동의하는 분들이 나오면 제가 자신감도 생기고 신이 나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많으면 저도 난감하죠. 고민을 하게 되는 거죠. 물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그런 자세도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양하기 때문에 수용할 건 수용하고, 또 나아갈 것은 나아가야죠. 비판을 하는 그런 자문위원들은 굉장히 용기 있는 분들이거든요. 존중하며 함께 가겠습니다.

다시 한 줄 답변 세 번째 질문입니다. 청년들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청년이 활동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자’. 이렇게 답을 드리고 싶습니다. 민주평통은 청년 자문위원 비율을 약 30%로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년을 구하기가 지금 어렵습니다. 청년들이 있는 곳에 어른들이 모이면 청년이 발표할 시간도 없고, 또 그런 환경도 아니고. 시골에는 청년이 더 없어요. 제가 20~30대들과 대담을 많이 하는데 희망을 보는 것은 그분들이 조국을 생각하고, 나라 걱정을 하는 겁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좀 우려스러운 일이 있다면 극단적인 개인주의가 너무 횡행하는 거죠. 3000년 전 함무라비 법전에도 ‘요새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고 써놨어요. ‘하하’. 이게 청년의 특성입니다. 청년세대들이 그런 과감한 결단, 자유스럽고 또 창의적이고, 또 잘못할 수 있어도 고칠 기회가 많으니까, 그런 청년들이 통일에 에너지를 쏟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늘 현장을 강조해주신 만큼 저희에게 좀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삶의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 준비가 왜 중요할까요?
한 줄 답변은 ‘새마을 운동도 동네부터 시작됐다’ 입니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79달러였어요. 생각을 해봐요. 해방과 분단, 전쟁과 폐허, 그리고 지독한 가난. 그때를 생각해보면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발전됐는데, 동네 민주평통, 마을 민주평통, 자기가 살고 있는 행동반경, 삶의 반경 속에서부터 민주평통이 출발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통일도 그런 것이 맞지 않겠느냐, 거기서 발전을 이끄는 동력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수석부의장님이 꿈꾸는 통일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자유와 인권을 기반으로 하는 번영하는 나라’입니다. 자유가 있어야 하거든요. 또 거기에 인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북한이 지금 이 부분이 안 되는 겁니다. 북한도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로 함께 갔으면 좋겠다, 그런 통일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가깝고도 먼 길이지만 언젠가는 소통의 길이 보일 것이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과 자문위원께 전하는 메시지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제 우리의 갈 길은 정해졌습니다. 남쪽의 남남 갈등이 우선 해소돼야 하고, 토론과 접촉을 통해서 하나로 엮어서 가야합니다. 이제 3만5000불 시대를 우리가 지나고 있는데 언젠가는 경제 발전과 더불어서 통일의 길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몫이고 또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벽을 여는 자는 어둠을 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민족이 993번의 외침 속에도 현재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백성의 힘, 국민의 노력 덕분입니다. 침묵하지 말고, 행동하며 어둠을 헤치고 나가야 합니다. 영국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악의 승리에 유일한 필요조건은 선한 사람들의 침묵’이라고 했습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통일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침묵하지 말고, 주장하고, 행동하면서 어둠을 헤치고 나가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