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평통
브라질협의회 ‘2024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K-팝 향연에 흠뻑 빠진 브라질
한·브 관객 1000여 명 뜨거운 환호
“옵옵옵옵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8월 17일(현지시각) 오후 5시. 브라질 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치로(Bom Retiro) 광장에서는 K-팝 커버댄스 오디션이 열렸다. 귀를 찢는 듯한 강렬한 사운드와 함께 화려한 댄스가 곁들여지자 1000여 명의 관객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높이 들고 발을 굴렀다.
무대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무대를 꾸민 이들은 ‘2024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예선전을 치르고 결선에 당당히 오른 브라질 현지인으로 구성된 댄스팀이다.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브라질 관객들은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무대 아래에서 함께 춤을 췄다. 객석에서는 한국과 브라질 젊은이들은 물론 서주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브라질협의회 회장, 주브라질한국문화원 김철홍 원장 등 내빈들까지 함께 박수치며 리듬을 탔다.
K-팝 매력에 매료된 브라질 젊은이들
올해로 12회를 맞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은 ‘제17회 한국 문화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코메인 이벤트(Comain event, 메인 이벤트 직전에 열리는 행사)다. 브라질 현지인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해 민주평통 브라질협의회와 주브라질한국문화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젊은이들의 축제다. 서주일 회장은 “브라질 현지에 한국 문화와 한반도의 상황을 알리고 남북통일 여론을 형성하고자 마련한 행사”라며 “브라질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의 K-팝과 K-드라마의 영향력을 녹여내는 페스티벌을 통해 한반도 상황과 통일을 향한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국내 가요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 NCT와 에스파, 뉴진스, 잇지, 드림캐처의 노래에 맞춰 현지 젊은이들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특히 젊은 여성과 남성으로 구성된 팀이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신명나고 파워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자 브라질 젊은이들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열광했다.
올해 대회에는 무려 140개 댄스팀이 온라인 예선전에 참가 신청을 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본선에 진출한 10개 팀은 ‘한국 문화의 날’ 야외 특설무대에서 각자의 개성과 열정을 담아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1~3위로 선정된 팀에게 각각 1만 헤알(한화 241만 원), 5000헤알(한화 120만 원), 2500헤알(한화 60만 원) 등 총 1만 7500헤알(한화 422만 원)을 지급하는 등 역대 최고의 상금이 수여돼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날 페스티벌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이는 미나스제라이스 출신의 2인조 그룹 ‘비아와 나나(Bia e Nana)’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완벽한 칼 군무와 뛰어난 표현력으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으며 1만 헤알의 상금을 거머쥐었다. 2위는 상파울루 출신의 ‘시즌 댄스 그룹(Seasons Dance Group)’, 3위는 상파울루의 ‘워존(Warzone)’이 각각 차지했다. 시상이 끝난 뒤 참가팀들과 특별공연팀, 행사 주최 관계자들 모두 무대에 올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8월 17일 브라질 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치로 광장에서 열린 ‘K-팝 커버댄스 오디션’에서 수상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인 이주 60주년 기념 마라톤 성황리 개최
브라질협의회가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을 추진한 것은 한국의 문화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브라질 현지인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민주평통 브라질협의회의 존재를 알리고 나아가 한반도의 상황을 전파하며 남북통일 여론과 북한이탈주민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알린다는 취지다.
지난해 6월 18일에는 한인 이민 60주년을 기념해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마라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지역사회의 화제를 모았다. 대회는 6km 하프 마라톤, 3km 걷기로 나눠 진행됐으며 약 150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당시 95세 동포 이상빈 씨가 최고령 참가자로 완주해 눈길을 끌었다.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에서 영예의 1위를 차지한 미나스제라이스 출신의 2인조 그룹 ‘비아와 나나(Bia e Nana)’와 서주일 브라질협의회 회장.
브라질협의회가 현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통해 남북통일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은 자문위원들의 열정 덕분이다. 지난해 9월 출범한 21기 브라질협의회 자문위원은 50명. 이 가운데 40%가량이 40대 이하로 남미 지역에서는 손에 꼽힐 만큼 규모가 크고 젊은 협의회다. 김주희 간사는 “2세대, 2.5세대, 3세대 등 젊은 현지인을 자문위원으로 섭외하며 협의회의 방향과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협의회는 올해 하반기 산악회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를 계기로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는 시간을 마련해 남북관계와 북한 인권침해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해를 도울 계획이다.
글·김 건 희 기자 | 사진·브라질협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