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자”
장영란 민주평통 경기부의장
2020년 경자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2019년 한 해 한반도와 주변국의 정세는 격동과 격변의 연속이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인한 국제경제 침체와 그로 인한 국내경제의 불확실성,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 중국의 동북지역 비중 확대, 러시아의 극동개발,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 등 최근 국제정세와 국내 상황은 심대한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격변과 격동의 시기에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정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민주평통 의장인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켜 평화의 한반도 시대를 여는 첫발을 내딛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분단체제를 극복하여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민족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는 남북 간 긴장완화를 위해 DMZ 국제평화지대 설립 구상을 제안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통해서는 무한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신남방정책, 러시아·우즈베키스탄과 양자 FTA를 확대하는 신북방정책도 강조했다.
북핵협상이 타결되어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지고 중국, 러시아, 몽골 등 주변국과 협력하여 동북아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한반도의 국제정치적 위상이 제고되고 해양과 대륙을 잇는 가교국가로서의 지정학적 정체성도 확보될 것이다. 새로운 경제 공간과 비약적 발전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미래 성장 기반이 구축되어 압록강, 두만강을 넘어 만주벌판, 시베리아를 통하여 유럽으로 이어지는 新실크로드가 열리게 되면 2030년 세계 4대 수출강국으로 굴기하고, 2032년 한반도에서 평화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을 기반으로 굳건한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고 대한민국이 무역 강국으로 굴기하는 그 길이 바로 한반도 평화경제의 시대를 여는 첩경(捷徑)이다.
2020년은 미래 성장동력 창출, 평화통일 기반 구축,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에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힘을 보태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민주평통은 국민과의 기탄없는 대화와 소통으로 대북정책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고, 국민적 합의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본인도 경기부의장으로서 경기도 31개 시·군 협의회장님들과 협력하여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는 민족적 장도(壯途)의 징검다리가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19년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다소 지체됐지만, 2020년은 다시 전진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어 나가자.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함께 지켜나가야”
장경룡 민주평통 국제협력분과 위원장
2017년 8월 23일 오후 4시, 나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지도교수였던 브리처(Michael Brecher) 선생님을 만나고 있었다. 날씨는 뜨거웠으나 우리의 대화는 서늘했다. 한반도 정세 때문이었다. 선생님께서 질문하셨다.
“나는 요즘 잠을 못 자는데 장 박사는 잘 자는가?” 오랫동안 전 세계의 분쟁을 연구한 노학자의 눈에 2017년 가을의 한반도는 매우 불안해 보였을 것이다. 북·미 간 갈등 행태의 악화로 당시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급증하고 있었다.
결국 그해 10월, 전 CIA국장 브렌넌(Brennan)은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 2017년 말까지 나 또한 잠 못 이루는 어둠 같은 날을 보냈다. 그러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판문점 선언을 지나며 우리는 ‘홀연히 나타난 불빛’ 같은 평화를 만났다.
남북 간 협력이 진행되던 2018년 말까지 평화의 불빛은 점차 커지는 듯했다. 그러나 2019년 들어 남북관계는 답보, 경색, 긴장 국면을 거쳤다. 급기야 12월에는 ‘한반도 상황 엄중’이라는 표현이 한미 대통령의 통화에 등장했다. 수십 년간 남북 및 북·미관계는 화해 시도와 긴장 재발의 점철이었으니 당분간은 지켜봐야겠다.
그러나 불빛 같았던 한반도 평화가 다시 흔들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2020년에는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일구월심이 반드시 실현되기를 기원한다. 내가 만났던 ‘불빛’이 흔들리지 않도록 두 손으로 감싸야겠다. 한반도 평화가 또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지켜야겠다.
마침 민주평통 2019년 4/4분기 정책건의 대주제가 ‘흔들림 없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대내외 정책’이다. 민주평통은 대통령께 통일·대북정책에 관한 자문과 건의를 하는 기관인 만큼, 2020년은 확고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지혜와 제안이 절실한 시기다. 특히 분과위원회는 통일에 관한 정책을 분야별로 건의하는 핵심 주체다. 전문분야별 분과위원들의 지혜를 가뭄에 단비 기다리듯 열망한다.
샘 엘리어트 주연의 영화 <더 히어로>에는 “(겉으로 나타난) 공로는 그가 일생을 통해 바친 (보이지 않는) 엄청난 노력이 밑에 자리하는 커다란 빙산의 일각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발한 정책건의를 밑바탕으로 ‘흔들림 없는 한반도 평화’가 빙산의 일각처럼 빛나는 2020 한반도를 기대한다
“여성이 주체로 참여하여 평화의 지속성 높이자”
김정수 민주평통 상임위원
2020년은 한반도를 비롯하여 세계 여성들에게 매우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내년은 제4차 세계여성대회(북경)에서 채택한 북경행동강령 25주년, ‘여성·평화·안보에 관한 유엔안보리 결의 1325호’ 채택 20년, “Leave No One Behind(아무도 낙오시키지 않는다)”라는 기치로 2030년을 목표로 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채택된 지 5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여성기구(UN Women)는 3월에 뉴욕에서 열리는 제64차 세계여성지위위원회(CSW)의 주제를 ‘여성·평화·발전’으로 정하고, 정부·비정부적 차원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의 여성시민사회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여성·평화·발전’이란 주제에서 여성은 평화와 발전의 주체일까 혹은 수혜자일까? 분쟁의 피해자인 동시에 발전에서 뒤처진 집단일까? 지금까지 여성들은 분쟁의 피해(희생)자, 발전의 낙오자였던 것이 대개의 현실이어서 국가정책에서 여성은 보호와 지원, 동시에 동원의 대상으로 자리매김 되어 왔다.
그런데 여성이 평화협정에 참여하면, 그 평화가 더 오래 지속된다는 연구가 있다. 1989년~2011년 사이에 서명된 평화협정 중 여성이 평화협정에 참여한 경우 15년 이상 협정이 유지될 가능성이 35% 이상 증가했다(UN Women 홈페이지).
왜 그럴까? 그것은 희생과 피해, 낙오의 경험을 가진 여성이 평화를 만들고 건설하는 주체로 참여할 때, 평화의 지속성이 더 많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여성이 주체로 참여하며 무력분쟁 상황에서 희생된 사회적 소수자와 취약계층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구호, 회복, 보건, 복지, 주택, 교육 문제를 평화협정의 의제로 포함시켜 협정 당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여성평화운동가들이 6·25전쟁으로 70년째 이어지고 있는 분단을 종식하고 여성의 삶의 질이 향상되는 평등한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해 여성이 한반도 평화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 과정에 여성의 의미 있는 참여기회가 확보되어야 하고, 동시에 여성의 평화역량 강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19기 민주평통은 여성의 참여가 대거 확대되었다. 2020년 한 해 민주평통은 평화와 통일을 이끌어가는 헌법기구로서 여성 자문위원들의 평화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는 여성피스메이커들이 19기 민주평통과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청년이 민주적으로 토론하는 장 넓혀야”
임재환 청년 자문위원 기자(로스엔젤레스협의회)
나에게 북한과 그곳 사람들은 남다른 기억으로 남아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나는 엄마와 금강산 관광을 갔다. 남북 경계선을 넘을 때 느꼈던 두려움, 북한 가이드와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느낀 순간 등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지만 북한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
북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은 한국과 주변국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했고, 이것은 정치권뿐 아니라 청소년과 청년의 통일 사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한반도 평화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사회참여적 예술(Social Practice)을 접한 후 정치와 예술을 접목한 ‘Humans of North Korea(HNK)’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한반도를 연구하는 학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북한이탈주민의 해외, 한국 정착을 도우며 북한과 통일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토의하는 플랫폼이다.
HNK 활동을 시작한 2016년, 당시 나는 시카고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지역도 지역이거니와 지역 내 한인과의 접촉이 자주 없었던 터라 통일·북한과 관련해 활동하는 한인단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민주평통 시카고협의회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2019년 여름 연구차 방문한 한국에서 국민참여공모제 소식을 접한 후 사무처를 직접 찾아 지원서를 제출했다.
19기 민주평통의 목표 중 하나가 청년과 여성의 비율을 높이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었기에 청년위원들과의 협업이 기대됐다. 마침 한국 방문 중 서울시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 문화분과 시민위원으로 활동하며 민주적 회의 절차와 정책이 수립되기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경험을 토대로 민주평통 20대 청년 자문위원으로서 민주적,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활동들을 구상했다.
민주평통은 정치색, 배경이 달라도 한반도 평화에 대해 민주적으로 토의할 수 있는 자리여야 한다. 전쟁과 이산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통일에 무관심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그들의 삶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담론을 형성하려면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노력과 결정이 중요하다.
더불어 청년들이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호응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면 국내외 다양한 청년 단체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는 20대 학생과 사회인 청년들의 평화통일 담론을 키우는 활동을 2020년의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민주평통 활동을 알리고 관련 조사, 토론,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민주평통의 적극적 지원과 관심으로 젊은 세대에서도 통일에 대한 신념이 널리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