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22021.02

평화공공외교

‘연결’하고 ‘소통’하며 분주했던 2020년

2021년은 평화를 위한
변화 시작되길



2020년은 여러 가지로 특별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패닉에
빠뜨렸고 일상의 평화도 깨졌다. 중국은 전국 대부분을 봉쇄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로 사태를 진정시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재확산돼 여전히 소리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던 지난해,
여러 위기에도 칭다오협의회는 다양한 기관·단체와 협력하며 평화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한·중 전문가 초청 국제포럼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룬 여성공감 특별강연회
수십 번의 리허설, 지속적인 소통 끝에 이뤄낸 성과
  지난해 11월 1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을 열흘 앞두고 칭다오협의회는 ‘한·중 전문가 초청 국제포럼’을 열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을 비롯해 한방명 중국 정협외사위원회 부주임, 장충의 차하르학회 부비서장 겸 주한국 총대표 등 한·중 양국의 현직 관료와 전문가들이 모여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행사 준비단계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민주평통이 주최하는 포럼에 중국 정부 인사가 참여하도록 설득하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았고, 전 세계 자문위원과 전문가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소통하며 한국어와 중국어로 원활한 의견교류를 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한 과정이 요구됐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중국 측과 소통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포럼 하루 전까지 밤늦도록 수십 번의 리허설을 거듭하며 준비를 해 나갔다.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이날 포럼은 20여 개국에서 300명이 넘는 자문위원이 참여한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들을 냈다. 중국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린 평화통일 국제 행사였을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번영과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 전문가들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장이 되었다. 중국 정부 인사가 전 세계 민주평통 자문위원이 실시간으로 참여한 공개토론회에 함께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칭다오 곳곳에 남은 독립운동가의 정신과 의지
  한국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칭다오는 해방 이후 임시정부의 ‘주화대표단 한교선무단 화북 분단’이 있던 지역으로 독립운동의 유산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홍커우 공원 의거 전 윤봉길 의사가 칭다오 시내 소재 세탁소에서 1년 이상 체류하기도 했고, 1910년 신채호, 안창호 선생 등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운동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이곳에서 ‘청도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렇게 의미 있는 곳에서 독립운동의 정신과 의지를 이어가기 위해 칭다오협의회는 지난 12월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다룬 여성공감 특별강연회를 마련했다. 강연회에서는 100년 전 상하이 신천지 영경방 10호에 살았던 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독립운동의 역사와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재조명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독립운동가들의 역사가 바로 우리들의 역사였음을 깨달으며 한민족으로서의 긍지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날 강연회에는 여성자문위원과 교민뿐 아니라 조선족 여성협회 회원들도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산둥 지역에는 약 6만 명의 한국인과 12만여 명의 조선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중국에서 평화공공외교와 평화통일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조선족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이날 강연회는 국적을 뛰어넘어 공통의 역사를 가진 동포들이 함께 소통하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협력을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평화를 위한 변화는 우리로부터 시작돼야
  내년이면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된다. 올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되어 있고, 1월 20일에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새로운 국면속 미·중 사이에서 한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할까. 국제규범의 틀 속에서 우리와 미국, 중국의 정책 사이에 협력점을 찾되, 우리가 주도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끌고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부터 그 변화가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인 미국, 중국과 협력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향해 소의 걸음으로 멈춤 없이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한다.

이은정 민주평통 칭다오협의회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