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782021.08

평화통일 칼럼

인도적 차원의
조용한 교류 지속하자



  올여름 더위는 유난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7월에만도 35℃를 웃도는 날씨가 2주 이상 지속되어 과히 재난 수준의 폭염과 고온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낮에는 숨이 턱턱 막히는 찜통더위가 계속되었고, 밤에도 낮의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로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 더욱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실내는 물론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하고, 산과 바다, 물놀이장 등에서의 피서도 자제해야 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정전과 제한 송전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이러한 고통은 취약한 지역과 고령층 어르신들에게는 재난으로 다가왔다.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가뭄과 이상고온은 만성적인 식량부족국가이며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인민들에게는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올 것임이 자명하다. 북한경제는 김정은 체제 초기 5년간(2012∼16)은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이후 5년간은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2018년의 가뭄과 2020년의 홍수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이 같은 심각한 경제난은 최근의 주요 발언에서 더욱 명백해진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라며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언급했다. 또한 7월 13일(현지시간) UN고위급정치포럼(HLPF)에서 박정근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처음으로 공식 제출한 『자발적 국가별 검토』(VNR) 보고서는 “곡물 700만 톤 생산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2018년 495만 톤 생산으로 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백신 등 필수 의약품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는 당국 차원에서 경제난을 자인한 것이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우회적으로 호소한 것이다.

  한편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 전망은 불투명하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대화 제의를 거부하면서 내부통제와 체제결속 강화, 자력갱생과 경제·핵 병진전략 채택 등으로 장기전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판문점·싱가포르 선언과 같은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의 효용성을 인정하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 정부 임기 내에 북핵 문제의 가시적인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는 바로 남북한이기에, 일관된 정책 추진으로 차기 정부에서도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여건 조성 노력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북한에게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및 합의 이행 의지, 동반자적 인식 등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 및 환경, 방역·방제 사업, 취약계층과 주민생활 향상 등의 인도적 사업 부문에서의 ‘조용한’ 교류 협력을 지속적으로 제안, 추진해 나가야 한다.

홍순직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