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842022.02.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2년차를 맞았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미 의회폭동 1주년’ 연설장에 들어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연합

분석

미국 바이든 행정부 1년,
대외관계 성과 적고 국내 지지율 하락

미국에게 2022년은 바이든 행정부가 2년차를 맞는 해이자, 11월에 중간선거가 열리는 해이다. 그간의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살펴보고 중간선거 전망을 예측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출범 후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응, 경제 회복, 사회통합, 글로벌 리더십 회복 등을 정책 우선과제로 설정하고 미국의 대내외 역량을 회복하기 위해 매진했다. 그러나 출범 2년차를 맞은 바이든 행정부가 처한 대내외적 상황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장기화, 경기 회복 둔화, 아프간 철군 사태 등 국정 운영의 어려움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초반으로 하락해 다가오는 중간선거에 대한 민주당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외적 측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과의 신뢰관계 회복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으나, 대중관계, 대러관계, 이란 핵합의 복원협상 등 주요 외교 사안들에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1년의 대외정책을 대중정책 및 한반도정책을 통해 살펴보고, 11월에 실시될 미국 중간선거의 전망에 대해 논의한다.
‘경쟁적 공존’ 기조 아래 공세적 대중국 견제정책 추진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복원을 목표로 대중국 견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적 가치를 대외정책의 중심에 놓고 뜻을 같이하는(like-minded)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복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다자외교 무대로의 복귀 및 동맹과의 결속을 다지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출범 직후 세계보건기구(WHO), 파리기후협약 등에 재가입하며 다자외교 무대로의 복귀를 알렸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한국, 일본, 인도 등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두 차례 정상회의를 통해 쿼드(QUAD)의 협력 수준을 높이고 오커스(AUKUS)를 창설하는 등 대중국 견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의 목표는 중국의 부상을 지연 혹은 억제시켜 미국의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적 역량을 결집함과 동시에,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국제적 규범·표준·원칙 등을 형성하고 주도해 나가고자 한다. 임기 초반 바이든 행정부는 ‘경쟁적 공존(competitive coexistence)’ 기조 아래 ‘협력’보다는 ‘경쟁’과 ‘대립’에 무게를 실으며 공세적인 대중국 견제정책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양국 간 격차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첨단기술 및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본격화하며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주요 품목에 대한 공급망 검토 작업을 통해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핵심광물, 의약품 등을 4대 핵심품목으로 선정하고, 생산시설의 리쇼어링(reshoring), 주요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 국가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내구성 있는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핵심 분야에서의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자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을 결집하기 위한 명분으로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활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자유, 인권, 법의 지배, 민주주의 등에 대한 미국의 신념과 의지를 거듭 밝히고,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대결에서 민주 진영이 승리할 수 있도록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이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홍콩 강압 통치, 신장 인권 탄압 등 중국의 권위주의와 강압적 행동을 비판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중국 견제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 12월 중국, 러시아 등을 제외하고 세계 110여 개국 정상을 초청하여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를 화상으로 개최했는데,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및 파트너들을 결집하기 위해 민주적 가치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미중 간 견제와 갈등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군사·안보 분야의 상대적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과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을 자제하고, 역내 안보협력 강화, 군사혁신 및 군사기술 개발 등을 통해 세력균형을 유지하며 중·장기적인 경쟁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미중 정상은 지난 11월에 개최된 화상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안정성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공동의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출범 초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압박의 수위를 높임에 따라 미중관계는 경쟁과 대립이 지속되는 반면, 기후 변화, 코로나19 대응 등 국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공간은 협소하게 유지되고 있다. 올 하반기에 미국은 중간선거,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제20차 당대회 등 중요한 자국 내 정치적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바이든 행정부의 공세적인 대중국 견제정책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워싱턴 D.C.의 한 초등학교에서 백신을 접종받는 관계자. 코로나19 대응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시 우선적 정책과제 중 하나였다. ⓒ백악관
한미 간 협력 확대 및 북미 간 교착상태 지속
바이든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한반도 문제를 지역 정책의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역내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한 대중국 견제에 집중함에 따라 임기 초반 역내 핵심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은 강화하는 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북미관계는 교착 상태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움직임에 역내 핵심동맹인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동맹과의 신뢰 회복을 천명한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을 난처하게 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각각의 동맹국이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를 얻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협력은 우리의 역량 및 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면서도 양국의 실리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정보통신, 인공지능, 백신 공급 등 실질적 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핵심 부품 및 소재 분야에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투자 증대 촉진 및 공동연구 강화에 합의했으며, 삼성·LG·SK 등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44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청와대·백악관 간 공급망 TF를 신설하여 핵심 제조업 분야의 공급망 구축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기로 했을 뿐 아니라,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대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이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를 얻어내려는 미국의 전략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적 움직임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우리의 국익을 담보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압박과 관여를 병행하여 단계적으로 북한의 핵능력을 감소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조건 없는 대화를 내세우며 북한에게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미국의 대화 재개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대북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내부결속 및 생존을 위해 자력갱생을 도모하는 한편,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북미 협상 재개의 선제조건으로 내세우고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통해 국방력을 강화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임기 초반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미국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인플레이션 등 국내적 어려움뿐 아니라 대외정책에 있어서도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정치적 여지가 크지 않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호응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화 재개 시도가 야기할 수 있는 국내 정치적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차기 한국정부 출범 등 변곡점이 형성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는 동시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원칙적인 입장을 반복하며 북한 문제를 관리하는 데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1년간 운영을 평가해 본다면 11월 중간선거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사진은 2018년 11월 6일 중간선거에 투표하고 있는 미국 유권자 ⓒ연합
분점 정부 출현 예상되는 2022년 미국 중간선거
바이든 행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정치적 어려움은 다가오는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민주당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대체로 여당에게 불리하다는 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공화당에게 보다 유리한 선거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 등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의회 다수당의 지위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돌이켜 볼 때, 대통령 임기 두 번째 해에 국정 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통령 지지율의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이로 인해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작년 11월 민주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2022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2년차 지지율이 거의 역대 최저라 할 수 있는 40%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0년 동안 공화당 강세 지역에 인구가 유입되어 해당 주(state)의 연방 하원 의석수가 증가하게 된 정치적 환경 변화는 2022년 중간선거의 결과로 분점 정부(divided government)가 출현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22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부각되지 않는 한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거나, 혹은 연방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가져간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 법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선거에서 정권 심판에 힘을 실어 준 유권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공화당은 2024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견제하기 위해 쟁점법안 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의석수 손실을 최소화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범 2년차 바이든 행정부가 어떠한 정책적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주목된다.

민 정 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