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842022.02.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과 동해바다

우리고장 평화의 길

접경지역 따라
망배단 평화로드

명절이면 가장 생각나는 곳 고향.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은 이맘때면 북한이 보이는 망배단을 찾아 그리움의 한숨을 짓는다. 저마다 한두 가지 사연을 안고 있는 접경지역의 망배단을 따라 걸었다.

실향민의 마음이 모인 곳 파주 임진각 망배단
파주 임진각 망배단은 전국에 있는 망배단이나 망향대 중 맏형 격이라 할 수 있다. 6·25전쟁 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실향민들은 매년 추석 때 임시로 제단을 설치해 북녘에 두고 온 부모와 조상에 대한 경모행사를 거행했다. 그러던 중 상설 제단의 필요성이 제기돼 정부가 공사비 5억 원을 들여 1985년 9월 2 6일 임진각에 지금의 망배단을 설치했다. 총 12 0평 넓은 대지에 세운 망배탑은 남북통일에 대한 염원과 재이북부조(在以北父祖, 북쪽의 부모와 조상)에 대한 명복을 비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망배탑을 둘러싼 7개의 화강암 병풍은 이북5도 및 미수복 경기, 강원의 고적과 풍물, 산천 등이 새겨져 있다.

망배단 뒤편으로는 길이 83m, 폭 4.5m인 ‘자유의 다리’가 있는데, 1953년 휴전 이후 한국군 포로 1만 2, 7 73명이 이 다리를 건너 귀환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 파주 임진각 망배단: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77

파주 임진각 망배단

1981년 10월 6일 망향제를 지내는 실향민들 ⓒe영상역사관

통일교육·체험의 장
오두산 통일전망대 망배단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안보와 평화통일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이 직접 운영하는 이곳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다 북한 지역을 매우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1992년 개관 이래 실향민뿐 아니라 일반 시민, 외국인까지 2,000만 명 이상이 찾았을 정도로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더불어 다양한 전시와 체험 시설도 제공하고 있는데, 2층에는 실향민들이 자신의 고향 모습을 직접 그린 작품 5,5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통일전망대 측은 추석 명절 등에 망배단을 설치해 실향민들이 북한에 두고 온 부모와 조상들에 대한 차례를 지낼 수 있도록 해 왔으나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관람 등을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 오두산 통일전망대 망배단: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필승로 369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실향민의 터가 된 강화도의 망배단
인천 강화군 교동도는 북한 황해도 연백군에 살던 사람들이 6·25전쟁으로 인해 잠시 피난을 왔다가 터를 잡은 곳이다. ‘실향민의 섬’으로도 불리는 이곳 교동도 북단 율두산에 위치한 망향대는 실향민 모임인 비봉회 멤버 15명이 주축이 돼 1988년 8월 15일 세운 것이다. 망향대에서는 바다 건너 북한 연안읍의 넓은 평야와 비봉산, 남산 등을 볼 수 있다. 불과 3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날이 맑은 때면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다.

비교적 최근인 2008년에 개관한 강화평화전망대는 원래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던 곳이다. 북한과 불과 2.3km 떨어져 있다는 지리적 조건 때문인지 현재 전망대 지하 1층과 4층은 군부대 전용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민간인 통제선 북측 지역에 있기 때문에 출입 시 검문소를 거쳐야 하며 개인 차량으로 방문 시에는 신분증이 꼭 있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신분증은 필요없으나 오토바이, 자전거, 도보 방문은 불가능하다.

* 강화 교동 망향대: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지석리 산129
* 강화평화전망대 망배단: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사면 전망대로 797


교동도 망향대

강화평화전망대 ⓒ한국관광공사

강화평화전망대 전시관에 전시된 철모
ⓒ한국관광공사

“정든 땅 고향이 손에 잡힐 듯…”
최전선 강원도의 망배단
고향을 지척에 둔 철원지역 미수복지구 망배단은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고 통일염원을 다진다는 취지에서 1989년 4월 강원도 미수복지구합동망배단건립추진위원회에 의해 설립됐다. 육각형 모양의 높이 1m가량의 기단을 놓고, 그 위에 높이 3m의 화강암 비를 세웠다. “저 북쪽 하늘 아래엔… 정든 땅 고향이 손에 잡힐 듯 지척에…”라는 말로 시작하는 비문에는 글자글자마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새겨진 듯하다. 강원도 미수복군민회는 매년 6월 이곳에서 합동제례를 지내고 통일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휴전선 가장 동쪽 민통선 북방 10km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기존 통일전망대에 2018년 12월 통일전망타워를 신축하면서 부대시설로 망배단도 세웠는데, 이곳에서는 북한 금강산으로 가는 길과 군사분계선,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본래 실향민 망배단은 1988년 고성 현내면 대진리에 세워져 미수복 고성군민회 주관으로 명절마다 망향제가 열렸으나,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이전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 철원 미수복지구 망배단: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외촌리 331
* 고성 통일전망대 망배단: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금강산로 481


고성 통일전망대

미수복지구 망향대의 비문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