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칼럼
2022년 북한경제를 보는
몇 가지 키워드
북한의 경제상황은 언제나 주요 관심사다. 북한 인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와 체제 내구성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2022년은 김정은체제가 등장한 지 10년을 넘긴 해이다. 북한체제는 지난 10년의 국가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시행착오를 바로 잡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경제를 정상화해야 하는 매우 절박한 과제들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2년 북한의 경제 전망을 살펴보기 위해 대외변수와 내부변수로 구분해서 키워드를 분석해보자. 먼저 대외변수의 첫 번째 키워드는 장기화 국면의 ‘대북제재’다. 2019년 하노이 북미협상 결렬 이후 중단된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가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북미대화를 재개할 마땅한 계기가 없다는 점에서 종전선언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의 입구 역할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다. 두 번째 키워드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북중무역이 중단됐다. 대외무역의 중단은 특히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으로 작용하는데, 특히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등 중간재의 수입 중단은 기간 산업의 생산성에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지난 1월 16일 중국 단둥발 신의주행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북중무역의 재개라는 분석과 일시적인 개방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거론되지만, 2년여 만에 국경이 개방됐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는 점에서 점진적인 무역 재개의 가능성이 높다.
내부변수의 첫 번째 키워드는 ‘보수적 경제관리’다. 대북제재, 코로나19 팬데믹, 무역중단 등 외부환경의 가변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성장 위주의 경제계획이 수립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해 2월 북한은 경제계획을 일부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2022년 경제계획 역시 경제체제의 내부정비와 기존 생산계획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관리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키워드는 ‘내각책임제’다. 지 난해 말 소집된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내각상(장관)10명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중앙)위원으로 승진했다. 당 중앙위원회 250명은 북한 최고엘리트들의 인재풀이다. 내각의 역할 강화가 중요한 이유는 당-정-군 등 권력기관으로 분산된 권한을 중앙계획경제시스템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키워드는 ‘건설과 농업’이다. 건설은 김정은체제 10년의 경제적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분야다. 지난해에도 평양시 살림집 1만 호, 검덕지구 5천 호 등 전국적으로 2만 호의 주택이 건설됐다. 올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주택건설이 계획되어 있다. 올해 초 농업분야에서는 식량증산과 농촌지역 생활향상을 목표로 농촌발전 10개년 계획 구상을 발표했다. 더디지만 증가해 왔던 식량생산량에 증산 드라이브를 걸고, 농촌가옥개선 등 생활환경개선 장기계획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가변적인 대외환경과 내부 경제관리 개선이 2022년 북한경제를 평가하고 전망하는 주요 키워드를 포괄하고 있다. 불투명한 전망 속에서 북한경제는 스스로 내구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 북한 내부를 꼼꼼히 들여다보자.
※ 평화통일 칼럼은 「평화+통일」 기획편집위원들이 작성하고 있습니다.
김 일 한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