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42021.04

세계는지금-러시아의 발레리나

순간을 사는 예술가
배주윤 자문위원

문화와 예술의 도시
모스크바에 심은 평화의 씨앗



전 세계 124개국에서 3,600명의 평통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코리안의 삶과 평화통일 이야기를 자문위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영상 인터뷰 중인 배주윤 자문위원                                                                                        
볼쇼이 발레리나, 한반도 평화를 말하다
  발레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볼쇼이 발레단. 1776년부터 이어지는 긴 역사를 가진 볼쇼이 극장 소속의 볼쇼이 발레단은 수많은 클래식 레퍼토리를 가지고 매 시즌 현대적인 초연 작품을 선보이며 250여 명의 무용수를 보유한 최대의 발레단이다. 1992년 러시아로 유학을 떠난 배주윤 자문위원도 1996년부터 볼쇼이 발레단 활동을 하며 긴 역사의 한 축을 만들었다. 현재는 발레 지도자이자 안무가로 활동하며 모스크바 한인회 임원, 평통 자문위원, 모스크바국립대학교 한국연구교육센터 홍보직까지 겸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리고 현지인들과 평화공감대를 형성하는 활동이 다음 세대를 위한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배주윤 자문위원에게 모스크바의 평화통일 이야기를 들었다.

배주윤 자문위원은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Iee Eun Joo

Q. 러시아 모스크바는 어떤 도시인가?
모스크바는 인구만 1,26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큰 도시입니다. 볼쇼이 극장, 붉은 광장, 크렘린 같은 유네스코 문화유산도 있고, 모스크바 강가를 따라 노보데비치 수도원, 러시아 정교회들이 늘어서 있어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성 같아요. 현대적이고 웅장하면서도 유럽적인 면모를 갖춘 유서 깊은 도시입니다.

Q.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한인은?
거주하는 교민은 3,500명 정도입니다. 수교한 지 30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최근에는 사업차 오는 분들이 많아서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에는 고려인도 있어서 이분들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2000년부터 공동으로 「고려신문」을 발간하면서 고려인 소식, 한반도 소식, 통일 관련 기사를 다루며 서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어요

Q. 한-러, 북-러 관계는 어떤지?
북한과 러시아는 1948년 외교관계를 맺고 오랫동안 교류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최근 몇 년간 교류는 매우 적고, 대북제재로 양국 협력도 축소되거나 중단된 걸로 알고 있어요. 현재 러시아 경제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습니다.
반면 한국은 러시아의 아시아 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시베리아나 블라디보스토크 같은 지역에 한국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고, 양국 간 무역이나 경제관계도 매우 건설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무비자 협정이 체결돼 양국민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파트너십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열린 ‘한러문화교류 9대교’ 행사

Q. 한국과 러시아의 교류는?
한국과 러시아는 1990년 외교관계를 맺은 이후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양국은 과학, 경제, 무역,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해 왔고, 특히 문화예술에서 중요한 발전이 있었죠. 모스크바 한인회에서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모스크바 한국인』이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모든 교류를 목록으로 만든 뜻깊은 책입니다. 러시아는 한반도 평화통일에 중요한 국가인 만큼 양국의 잠재력이 결합해 구체적인 성공프로젝트가 탄생하기를 바란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우리 모두의 바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Q. 한국연구교육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3년 전 모스크바국립대 고등문화정책경영학부 내에 한국연구교육센터가 개설되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러시아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어요. 최근 한류 팬이 많아지면서 한글 교육을 포함해 다양한 강의를 만들고 학생들이 한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모스크바협의회가 주최한 ‘제4회 평화통일 창작 문예학술제’에서 저희 학생이 본인의 창작시를 한국말로 낭독해 1등을 차지하기도 했는데, 그 순간 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자랑스럽고 뿌듯했죠.

한러수교 3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모스크바 한국인』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5월에 협의회에서 진행하는 평화통일 말하기 대회 및 그림그리기 대회를 계획 중입니다. 이 행사는 모스크바 내 한인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까지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만큼 열심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에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았어요. 저는 항상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싶거든요. 지금의 순간 순간이 모여 나의 미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통일도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