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742021.04

평화통일의 창

북한은 지금
‘언택트 교육’ 중



  북한은 코로나19발 온라인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원격교육법」 제정으로 대응하였다. 2021년 현재 북한의 사이버 교육은 학위 취득뿐만 아니라 계속교육, 직무교육, 전문 훈련 및 기술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이용된다. 현재 북한 주민은 교육에 있어 소위 언택트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 들어 사이버 교육은 적극 확대되었다. 평양에는 2015년 신축된 과학기술전당 등 대형 평생학습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과학기술전당은 ‘전자도서관’이 핵심으로, 국내외 최신 과학기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다. 북한은 ‘과학기술전당’과 국내 컴퓨터망으로 연결된 주요 거점을 통해 주민들이 필요한 자료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교육단위들을 국내 컴퓨터망에 가입시켰다. 도·시·군 교육국과 대학, 각급 학교, 유치원에 화상회의 체계가 도입되었고, 중앙과 지방의 주요 거점인 대학과 공장, 기업소의 ‘과학기술지식 보급실’, ‘미래원’, ‘정보화된 도서관’이 국내컴퓨터망으로 연결되었다. ‘정보 고속도로’를 기반으로 하는 북한의 사이버 교육은 사실상 전 국민 교육시대를 열었으며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북한의 원격 교육은 1940년대 후반 성인 대상 우편교육으로 시작하여, 1970년대에는 라디오와 TV를 활용한 방송 교육으로 발전하였다. 1988년부터는 교육에 의사소통을 보조하는 매체인 영화 및 환등기가, 1990년대 초에는 현대적 기술수단인 녹화기와 컴퓨터가 활용되었다. 하지만 컴퓨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교육 정보화의 기본이 ‘컴퓨터에 의한 교수 체계를 세우는 것’으로 정립된 시기는 2000년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2007년 설립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원격교육센터는 북한 사이버대학의 모체이다. 2010년 10월 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황해제철 연합기업소 노동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원격교육이 실시되었고 2015년 10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미뤄졌을 때에도 김책공업종합대학은 다년간 쌓은 사이버 교육 경험에 기초하여 신속하게 사이버 강의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하였다.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을 가지고 스스로 강의를 수강하고 학습하게 한 다음 학습이력을 분석, 평가해 주는 프로그램도 발전시켰다. 북한은 이 프로그램들이 재학생뿐만 아니라 일하면서 배우는 교육체계와 재교육체계에 참여하는 모든 근로자들의 학습에도 도움이 된다고 평가한다. 특히 이동통신망에 의한 원격교육체계 개발이 강조되는데, 그 이유는 망이 연결되지 않은 지역에 거주하거나 전기 사정으로 유선 접속이 불가능한 경우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발전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이버 교육
  현재 북한에서 사이버 교육은 중앙과 지방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주요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에서 사이버 교육은 주민의 고등교육 확대와 평생학습기회 제공, 다양한 분야의 직무 훈련을 가능하게 하였다. 사이버 교육으로 지방의 교수자와 학습자가 평양의 주요 대학에 가지 않고도 언제든지 필요한 강의를 하거나 수강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북한의 사이버 공간은 사용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이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콤퓨터망관리법」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 법은 북한의 폐쇄적인 내부망과 주민들에 대한 정보 통제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특성을 보여준다. 이 법 조항을 보면 컴퓨터망 관리에 대한 지도 및 통제는 국가에 의해 이루어진다. 비밀에 속하거나 불건전한 자료는 주고받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사이버 공간은 ①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②개인을 비롯한 조직, 국가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③사이버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은 컴퓨터망을 네 개로 분류하였는데, 지역과 이용 범위에 따라 전국망, 지역망, 부문망, 국부망으로 구분된다. 이처럼 북한의 사이버 교육은 대중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 상태에서 인트라넷을 통한 국가 네트워크 기반의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는 특징을 갖는다.

  북한은 사이버 교육을 교육 소외 계층에 대한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보다는 국가발전과 현대화를 빠른 시일 내에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전 국민을 과학기술인재로 만들 수 있는 이상적인 지름길은 사이버 교육이다. 교육의 정보화와 더불어 미래의 교육자를 양성하는 사범교육체계에서 사이버 교육에 대한 관심은 중앙과 지방의 교육격차 해소에 맞춰져 있다. 공장, 기업소의 보급실은 사이버 대학에 입학한 통신생의 수업 외에도 과학기술의 빠른 보급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이에 주요거점들은 새로운 과학기술정보의 확산과 보급, 집행에 대한 보고에 이르기까지 편리하고 수월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토대로 적극 장려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북한의 행보는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엄현숙 북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