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사랑채
방방곡곡 평화를 걷다
함께 걸은 945km
“우리의 자긍심 됐죠”
지난 4월 17일 충남 천안에서 시작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 사업이 충남의 15개 시·군을 거쳐 6월 5일 홍성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충남 곳곳에 남은 발걸음은 충남 평통 청년위원들에게 평화통일을 만드는 주체라는 자긍심을 심어줬다.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걷는 충남 청년들
  충남 청년위원들이 기획하고 주도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는 충남 곳곳의 평화통일 관련 명소를 청년들과 함께 걷는 행사였다. 시작은 천안이었다. 천안시 독립기념관 통일염원의 동산에 모인 청년들은 한반도 깃발을 높이 들고 첫 발걸음을 뗐다. 가장 선두에 선 청년위원장이 든 한반도기는 종점에서 다음 지역 청년위원장에게 전달됐다. 15개 시·군을 걷는 동안 한반도기에는 함께한 청년들의 이름과 평화통일 메시지가 하나 둘 새겨졌다.
  행사를 기획한 한동훈 충남지역회의 청년위원장은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주말을 반납하고 각 지역 행사에 참여해 솔선수범했다. 그는 “코스를 만드는 것, 일정을 맞추는 것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끝나고 나니 해냈다는 뿌듯함이 남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논산시 출렁다리에 새겨진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
마음 모아 시작한 청년들의 발걸음
  행사의 가장 큰 장벽은 역시 코로나19였다. 행사를 준비할 당시 충남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불안감도 커졌다. 하지만 한동훈 위원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이 행사마저 하지 못하면 19기 청년위원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속상했다. “15개 시·군 청년위원장 중 한두 명 만이라도 동의를 해주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배기찬 사무처장님과 김홍근 충남부의장님께도 가능하면 행사에 참석해 청년들에게 힘이 돼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셨어요. 그게 원동력이 됐고, 각 시·군 청년위원장님들이 과정과정마다 맡은 역할을 다 해주셨기에 가능했죠.”
  천안을 시작으로 아산, 예산, 당진, 서산, 태안, 보령, 서천, 부여, 논산, 계룡, 공주, 금산, 청양, 홍성까지, 충남 시·군 곳곳을 걷는 내내 코로나19 예방 수칙이 철저히 지켜졌다. 발열체크와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었고, 참가자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걷도록 했다. 식사도 협의회에서 준비한 샌드위치와 호두과자 등 간식을 나눠주는 것으로 대체했다. 문지희 논산시협의회 청년위원장은 “사실 행사를 하기 전까지 다른 시·군 청년위원장들끼리 몇 번이나 전화를 주고받을 정도로 코로나19 걱정을 했다”며 “그래도 행사를 다 끝내고 나니 우리가 평통에 발자취를 남겼다는 자긍심이 위원들 사이에 대단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반도기에 서명하는 참가 아동
걷기, 그 이상의 가치 남긴 945km
  청년위원장들이 고심해 만든 코스는 행사 취지에 맞는 평화통일 관련 장소 또는 충남 시·군을 홍보할 수 있는 명소가 포함됐고 남녀노소 모두가 걷기 좋은 코스로 구성됐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해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시민과 대행기관도 관심을 보였다. 유일하게 비가 온 날 행사를 치렀던 논산에서는 시에서 청년들을 격려하기 위해 출렁다리에 레이저 글자를 비춰줬고, 서산에서는 시장이 참여해 청년들과 함께 걷기도 했다. 옷과 모자를 맞춰 입은 청년들을 보고 자신도 함께하고 싶다며 즉석에서 참가를 결정한 시민도 있었다.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도 많이 쌓였다. 걷는 동안 발뒤꿈치가 까져도 묵묵히 걷던 아이는 종점에서 엄마를 보고 울음을 터트렸고, 함께 걷던 아이의 손을 잡아주려다 물에 빠진 참가자도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산을 타기도 했고, 정해진 것보다 더 많은 인원이 나와 당황한적도 있었다. 한동훈 위원장은 “마지막 코스였던 홍성에서 위원장님들 이름을 한 명 한명 부르는데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살짝 나더라”고 전하며 행사를 통해 추억을 많이 쌓았다고 전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각 시·군 위원장들의 의지와 열정에 더해 지역 청년위원장 간의 돈독한 관계가 큰 몫을 했다. 정진영 서천군협의회 청년위원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행사를 할 때 다른 지역 청년위원장들이 함께 참석했던 게 큰 힘이 됐다”며, “19기 시작할 때부터 시·군 청년위원장들이 단톡방을 만들어 소통하고 정기적으로 만나 모임을 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충남 청년들에게 자긍심과 자부심이 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 9월부터 출범하는 20기에서도 이들의 자부심이 이어질 수 있을까? 염주노 천안시협의회 청년위원장은 “이번에 행사를 하면서 다른 시·도에서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향후에는 전국사업으로 확대해 제주에서 시작해 판문점이나 고성으로, 더 멀리 백두산까지 가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한동훈 위원장도 “20기에 행사를 이어서 진행하게 된다면 그때는 자전거를 타거나 아이부터 조부모가 함께 걷기, 또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다양한 방법과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청년위원들의 자긍심이 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가 20기 평통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 후기
한동훈 충남지역회의 청년위원장
  함께해주신 청년위원장님들 고생 많았습니다! 우리의 자부심이 된 ‘한라에서 백두까지 걸어서 945km’를 통해 많은 추억을 남겼습니다.
염주노 천안시협의회 청년위원장
  평통 활동을 하며 통일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청년위원장으로서 청년의 통일 멘토 역할을 하고싶습니다!
문지희 논산시협의회 청년위원장
  우리가 평화통일에 너무 어렵게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줬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평화통일 공감대를 형성한 거죠!
정진영 서천군협의회 청년위원장
  서천이라는 작은 소도시에서 많은 분들과 평화통일을 함께하는 계기가 됐죠. 20기에도 이런 활동이 연결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