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톺아보기
미주지역 평화통일 공공외교
유권자 힘으로 정책 바꾸고
풀뿌리 활동으로 평화 확산
정부는 2010년 공공외교를 주요 외교목표로 설정하고 2016년 공공외교법을 시행했다. 제20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도 ‘평화·통일 공공외교 선도’를 활동목표 중 하나로 선정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화공공외교는 국가뿐 아니라 민간이 중요한 수행 주체이다. 세계 131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3,900명의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은 평화공공외교를 실천하는 민간외교관으로 역할하고 있다.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란?
국가가 직접 또는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부문과 협력하여 문화, 지식, 정책 등을 통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외국 국민들의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는 외교활동(공공외교법 제2조)
공공외교 3대 콘텐츠
• 정책공공외교: 한국의 정책에 대한 지지 확보
* 한반도, 양자관계, 지역외교 | 기후변화, 보건안보 등 글로벌 이슈
• 문화공공외교: 한국의 다양한 매력 확산
* K-POP, 한식 등 한류 확산 | 주요외교 계기 기념행사 등
• 지식공공외교: 한국 바로 알리기
* 한국어·한국학 보급, 외국 교과서 한국 관련 오류 시정, 한국 발전상·기술 등
출처: 외교부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외교’
평화의 시대, 국민과 함께 만드는 평화공공외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3월 24일 해외 자문위원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공공외교 추진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300여 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평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진 상황을 반영해 참가자들은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자문위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해 1억 9천만 원 상당의 성금과 물품을 지원했다”며 평화를 사랑하고 인도주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자문위원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도처에서 신냉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지만 평화가 최고의 가치인 만큼 “새로운 정부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의 물꼬를 트고 한반도 평화의 지속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규식 평화공공외교 추진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자유와 인권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 평화”라고 말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문위원과 양심 있는 시민들의 역할이 매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광철 미주부의장은 “거주국 동포와 자문위원은 평화공공외교의 소중한 외교주체이며, 주권자로서 내는 평화의 소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한반도 평화법안(HR.3446)」에 현재 38명의 하원의원이 지지선언을 보냈고 이 과정에서 자문위원과 동포사회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며 “자문위원이 평화공공외교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세진 외교부 공공외교총괄과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공공외교 정책의 내용을 설명했다. 외교부는 공공외교 지원 네트워크 출범(2020.7.),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특별사절 BTS 임명, Learn! KOREAN with BTS 활동, 우리 국민의 공공외교 역량강화, 국민 공공외교 프로젝트와 공공외교 주간사업, 지자체와 함께하는 공공외교 사업 등의 활동을 보고하고 이에 대한 해외 자문위원의 참여와 관심을 요청했다.
이석현 수석부의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손님이 아닌 유권자의 힘 발휘하며 정치력 신장
한반도 평화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재외동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국가로 750만 재외동포 중 270만 명이 살고 있다. 한인사회의 역사적 뿌리가 깊고 정치적인 힘이 커지면서 주류사회와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외교 활동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다. 토론회에서는 각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대미공공외교 현황을 공유하고 분야 및 지역 맞춤형 평화공공외교 추진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동찬 KACE 대표는 “대미공공외교의 기본은 미주 동포의 정치력 신장으로 유권자로서의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주 동포의 지위를 향상하는 권리 옹호 활동을 일상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고, 차세대들이 함께하도록 하면서 이들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식 KA VOICE 대표는 “미국 사회에서 한인들이 손님으로 살지 않고 당당하게 참여하도록 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한인 유권자의 선거참여를 확대하는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인 1세대의 투표를 저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장벽이었다. KA VOICE는 2012년부터 ‘한인 조기 투표의 날’을 정하고 한인 유권자들이 언어 지원을 받으며 투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0년에는 한글 투표용지 도입을 이끌어 냈다. 한인들이 적극 투표에 나서면서 한인들의 정치력도 커졌다. 이는 2013년 일본 강제동원 위안부 결의안 일리노이주 하원 통과, 2014년 동 결의안 주 상원 통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지지 주 결의안이 통과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손식 대표는 이러한 활동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지역기반을 갖춘 지역단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절실하며, 이러한 기반을 갖춘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배 민주평통 시카고협의회장은 차세대 리더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차세대들이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리더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공외교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에서 300여 명의 자문위원이 온라인으로 토론회에 참여했다.
풀뿌리 평화공공외교로 지역사회에 평화 공감 확산
해외에서 공공외교 활동을 할 경우 지역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경제적 특징, 역사와 문화자산 그리고 한인 사회의 규모와 영향력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박요한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장은 “K-평화는 이제 지구촌 평화를 선도하는 W-평화로 나가야 하고 이것이 공공외교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맞춤형 공공외교를 위해 공공외교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관리, 공공외교 전담 자문위원 위촉, 공관 및 한인회 등 관련 기관과 연계 강화 등의 활동을 해 왔다고 소개했다. 브랜드 프로그램으로는 총영사관과 공동으로 도시를 순회하며 K-평화 토크콘서트를 진행해 왔다.
구은희 샌프란시스코 한국어교육재단 이사장은 문화를 통한 평화공공외교의 경험을 공유했다. 외국인과 함께하는 설날잔치, 한글창제 기념식, 한국어로 노래하는 외국인 중창단 활동을 소개하면서 문화를 통한 한국 알리기의 성과를 설명했다. 또한 공공외교 추진 시“우리 것만 알리려 하는 민족주의적 접근을 해서는 안되며 거주국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다른 민족의 행사에도 함께 참여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숙 메릴랜드총한인회장은 지역적 특성을 소개하고 이에 기반한 활동을 설명했다. 메릴랜드주는 워싱턴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으로 동부지역 한인 이민자들의 역사가 깊은 곳이다. 한인들이 부촌을 이루고 있어 한인 차세대와 정치인들이 유대관계를 맺기도 유리하다. 이곳 한인들은 한인사업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법안을 수정하고 한국어 운전면허 시험을 금지하는 반 이민법안 통과를 막기도 했다. 2006년에는 메릴랜드에서 아시아 음력설을 기념일로 지정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전승희 보스턴칼리지 교수는 “지역 정치인과 공익단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었다”며 더 광범위하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외의 다양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민주평통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박종철 대전대학교 객원교수는 지역별 특화사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평화와 K-문화를 연결하는 대표적 브랜드 사업을 발굴하고 디지털 평화공공외교 플랫폼을 만들어 민주평통 활동을 공유해 나가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재외동포들은 낯선 땅에서 치열하게 삶을 일궜고 경제적, 정치적 힘을 키우면서 한인사회뿐 아니라 모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부터 만들어진 힘이 미국의 주류사회를 움직이고 평화를 만드는 힘으로 한반도 곳곳으로 전달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