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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 여론조사로 본 국민인식
한미 공조와 국제 협력으로
한반도 상황,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3월 24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1분기 평화통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평화통일 여론조사는 추이분석을 위한 통일 인식, 북한 인식, 남북관계 인식, 국제관계 인식 등과 관련한 문항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평화통일 여론조사는 분기 중에 발생한 현안과 관련한 문항도 포함해 계기에 따라 변화하는 여론의 흐름을 추적한다. 1분기 평화통일 여론조사의 주요 결과를 간략히 소개한다.
먼저,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질문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9.5%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9.9%였다. 2020년 1분기 이후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 ‘경제 발전(30.9%)’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쟁 위협의 해소(28%)’, ‘민족의 동질성 회복(17.6%)’, ‘자유와 인권 실현(11%)’, ‘국제적 위상 강화(9.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20~40대는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 ‘경제 발전’과 ‘전쟁 위협 해소’에 초점을 둔 반면 50~60대는 ‘경제 발전’과 ‘전쟁 위협 해소’에 더해 ‘민족 동질성 회복’ 등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1) 민주평통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하여 실시한 조사로 가구전화(20%), 휴대전화 RDD(80%) 방식을 병행했다. 신뢰수준은 95%±3.1%, 응답률은 12%(무선 15.1%, 유선 6.6%)였다.
반드시 단일국가가 아니어도 된다?
‘한반도의 가장 바람직한 미래상’에 대해 응답자의 37.3%는 ‘유럽연합처럼 경제교류협력이 자유로운 상태’를, 33.4%는 ‘동서독처럼 통일된 상태’를 선택했다. 응답자 4명 중 1명은 ‘미국과 캐나다처럼 좋은 이웃 상태(26.4%)’를 한반도의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택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과 한반도의 바람직한 미래상의 응답을 교차 분석한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통일이 필요하고 한반도의 바람직한 미래상이 통일국가(독일형)라고 밝힌 응답자의 비율은 28.2%인 반면, 통일이 필요하지만 한반도의 미래가 반드시 통일국가일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40%(유럽연합+좋은 이웃)로 나타났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집단의 절반 이상이 단일국가가 아닌 형태를 한반도의 미래상으로 지목한 것은 통일이 반드시 단일국가가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자 집단에서도 유럽연합형에 대한 선호가 41.5%(전체 기준 12.4%)인 점은 통일이 필요 없다는 응답자들 역시 반드시 남북이 개별 국가로 존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일의 필요성과 한반도의 미래상에 대한 민주평통의 조사를 통해 우리 국민들은 통일을 절대적 미래로 상정하기보다는 열린 미래로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정책적으로 통일에 대해 다양한 사회적 대화와 토론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남북관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증대
향후 남북관계 전망을 질문한 결과 ‘변화 없을 것’으로 응답한 비율이 45.4%로 가장 높았다.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은 17.7%로 2018년 1분기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반면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33.6%로 2018년 1분기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2022년 1월 5일 미사일 도발을 시작으로 여론조사 기간 중 감행한 ICBM 도발 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남북관계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1분기에 발생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은 북한에 대한 인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북한을 협력·지원의 대상으로 보는 비율은 42.7%, 경계·적대 대상으로 보는 비율은 37.7%였다. 2021년 4분기 대비 긍정 인식은 3.7%p감소, 부정 인식은 3.7%p 증가한 것으로 남북관계 전망에서 보여준 큰 폭의 변화와 대조적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상황관리를 위한 우리 정부의 과제로 ‘한미 공조 등 국제협력 강화(47.8%)’를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인도적 협력을 통한 남북대화 재개(36.3%)’, ‘대북 억제력 확대(12.5%)’ 순의 응답 비율을 보였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의 58.5%는 ‘인도적 협력을 통한 남북대화 재개’를, 보수의 62%는 ‘한미 공조 등 국제협력 강화’를 각각 선택해 한반도 위기관리 방식의 시각 차이가 관찰됐다. 자세한 결과는 4월 발간되는 2022년 1분기 「평화통일 여론·동향」(홈페이지 www.puac.go.kr 게재 예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 주 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