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현장
국내 여성분과위원장 정책회의
여성의 연대와 지혜로 만드는 평화통일
여성이 만들어가는 평화통일은 어떤 모습일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3월 21일과 23일, 대전에서 전국 여성분과위원장 정책회의를 열었다. 1, 2차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모인 250여 명의 여성분과위원장들은 올해 여성 활동방향과 지역에서 추진할 여성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회의는 여성평화헌장 낭독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7천여 여성 자문위원의 의견을 모아 만든 여성평화헌장은 여성 평화통일 활동의 규범서이다. 여성평화헌장에는 보편적 평화의 정의, 평화의 가치와 비전, 여성 자문위원의 평화를 위한 실천과제가 제시돼 있다.
이어진 인사말에서 김창수 사무처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전 세계가 평화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확인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기본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기 활동목표인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 실현’은 헌법 정신에 바탕을 둔 민주평통의 기본 소명”이라며, “여성위원들이 지역에서 창의적이고 역동적으로 평화통일 활동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얻은 지혜와 경험을 대통령께 건의하는 기본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평화·연대·사랑의 리더십으로 만드는 평화의 한반도
개회식에 이어 이미경 여성부의장의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이 부의장은 여성운동가, 국회의원, KOICA 이사장 등 지난 40여 년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평통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강연을 했다.
이 부의장은 먼저 유엔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정한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s)를 언급하며 “17개의 목표 중 ‘성주류화’와 ‘기후위기 대응’은 그 자체로 달성해야 할 목표인 동시에 다른 목표에도 적용되어야 할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평통은 지난해 여성위원들의 토론을 거쳐 여성평화헌장을 채택하고, 유엔 안보리결의안 1325호 이행기관으로 참여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가고 있으며, 여성위원 수 확대, 여성운영위원회 신설 등 모범적으로 조직의 성주류화를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성위원들이 이러한 세계적 보편적 비전에 공감하면서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호주제 폐지, 일본군 위안부 관련 수요시위 등은 선배 여성 리더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었다”며 이제는 “민주평통 여성 리더들이 여성 특유의 평화의 지혜, 연대의 지혜, 사랑의 지혜를 발휘해 미래세대가 살아갈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해정 상임위원(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의 사회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지역 여성위원장과 김정수 국민소통분과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해 여성 평화통일 활동 활성화 방안과 실천계획을 공유했다. 토의를 통해 논의된 사업은 ▲역량강화 사업, ▲통일문화 사업, ▲탈북민 정착지원 사업 등 크게 3가지로, 특히 지역 평화통일 현장과 연계한 사업들이 눈에 띄었다. 접경지역인 강원지역에서는 고성, 철원 등 비무장지대를 릴레이로 걸으며 평화 공감대를 확산하는 ‘여성평화의 길 걷기’ 사업을 제안했고, 이북5도 지역에서는 실향민 1세대와 2세대의 연백마을 방문기를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담는 사업을 발표했다. 부산지역에서는 유엔평화기념관, 워커하우스 등 ‘부산 평화의 길’에서 전쟁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화의 길 따라 평화가 열린다’ 사업을 제안했다. 여성위원장들의 제안에 김정수 위원장은 “전쟁의 아픔을 품고 있는 공간들을 어떻게 평화와 화해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실천해 나간다면 지역마다 조그마한 평화의 씨앗이 자라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토론이 마무리된 후 이미경 여성부의장은 “여성 평화통일 활동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한 여성평화헌장 제정으로 커다란 변화의 발자국을 내디뎠다”며 “이제는 이 헌장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실천해야 할 지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 위원들이 같은 비전을 가지고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간다면 역사적인 평화의 사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국내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
청년의 눈으로 평화통일을 그리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평화통일 과정에서 청년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제20기에 청년부의장직을 신설하고 청년 자문위원의 비율을 30.3%로 확대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날에 열린 이번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는 전국에서 모인 청년 리더들이 올 한해 추진할 각 지역 청년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며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
“지금은 평화, 그리고 번영, 그다음은 통일”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는 3월 24일과 25일 양일 간 국내지역회의 청년위원장과 지역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247명을 대상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두 차례에 걸쳐 이틀간 진행된 이번 정책회의는 청년자문위원의 활동 방향을 공유하고 청년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왕효근 청년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정책회의는 5,164명의 청년자문위원들이 2022년 한 해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를 논의하는 자리”라며 “청년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생각들을 여과 없이 풀어내며, 청년들의 평화통일 활동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 실현과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사무처장과의 대화의 시간이 진행됐다. 김창수 사무처장은 한반도 평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 확산에 기초한 평화통일 정책 추진, ▲신뢰구축으로부터 비핵화로 접근, ▲남북 간 신안보 분야 협력 강화, ▲북한의 수요를 통해 남북 대화를 이끄는 전략 구사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사무처장은 “2030 세대의 생각을 기성세대의 잣대로 재단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하다”며, “청년들과의 소통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 미래 담론을 발굴하고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헌법이 부여한 민주평통 역할 중 자문건의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청년 자문위원들도 청년의 시선에서 생각하는 평화와 통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자문건의 활동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청년의 평화통일 활동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의견이 오갔다. 서울지역 청년위원장은 대부분 생업을 가지고 있는 청년 자문위원들이 평일에 열리는 오프라인 회의에 참석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청년들은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청년 사업만큼은 온라인 활동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청년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청년 주도의 사업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김창수 사무처장은 “청년들이 더욱 왕성히 활동할 수 있도록 민주평통의 문턱을 낮춰나가겠다”며, “이러한 청년들의 활동이 더 많은 결실로 맺어질 수 있도록 사무처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사무처장과 함께한 대화의 시간은 ‘지금은 평화, 그리고 번영, 그다음 통일’ 을 함께 힘차게 외치며 마무리됐다.
청년이 생각하는 평화통일은?
청년만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들은 무엇이 있을까. 청년 분과위원장들은 시·도별 청년사업을 구체화하고 지역 청년활동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분임별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 후에는 한가선 청년·교육분과위원회 간사의 진행으로 지역별 청년사업들을 발표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토크콘서트에서 나온 제안들은 ▲(경기)평화로 가는 길 189km, ▲(강원)북강원도 알아가기, ▲(대전)온가족 퀴즈 대전(大田), ▲(충북)평화로드 다큐 ‘평화야! 청년이 간다’ 제작, ▲(전남)한반도 평화·화합을 위한 통일나무 심기, ▲(경북)청년 문화페스티벌 등으로 지역별 특성과 청년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만나 올해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사업 발표 후에는 청년활동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이 이어졌다. 평화통일 활동에 대한 청년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묻는 질문에 청년위원장들은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 개선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아이들에게 평화통일에 왜 관심이 없는지를 자꾸 물으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며 “평화와 통일을 자연스럽게 일상과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회의를 마무리하며 김창수 사무처장은 “소통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발언할 기회를 주고 이를 경청하는 것”이라며 “오늘 회의에서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대 간 문제나 청년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청년들이 그리고 꿈꾸는 평화가 분단을 넘어 한반도 전역에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 Mini Interview
문지희 충남지역회의 청년위원장
코로나19로 정책회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할 때에는 충분한 대화와 아이디어의 전달이 어려워 실행 계획을 매번 구체화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사업의 의미와 방향을 구체화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박태령 강원 인제군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서 대통령께 정책건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헌법이 부여한 평화통일의 사명을 가진 국민으로서 평화 실현에 대한 마음가짐을 달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수리 서울 서대문구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전국 청년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여 청년사업 활성화 방안을 토의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 제시된 활동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다음 임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저변이 확대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