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사랑채
2022 통일 모의 국무회의 경연대회
통일 공론의 장에서
통일을 디자인하다
젊은 세대의 통일 인식 조사 결과를 마주할 때 기성세대는 대한민국 미래상에 대해 많은 상념을 갖는다. 대한민국과 한반도는 향후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게 될지, 영구적인 분단 상황으로 고착되는 것은 아닌지 등의 걱정을 하며 통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무관심과 부정적인 인식 증가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미래세대 통일 공론의 장을 만들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 보면 초·중·고등학생 시절 통일교육을 단 1시간도 받지 않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을 접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소수이지만 통일에 깊은 생각을 지닌 학생들도 있다. 이 학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출신 학교의 교장 혹은 교사가 통일에 대해 열정을 갖고 통일교육을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세대는 통일에 관심이 없다’는 결과에 주목하기 이전에 통일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되지 않는 이유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사실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통일에 대한 미래세대의 무관심이 어쩌면 분단 현실을 살고 있는 기성세대의 직무 유기는 아닐지 생각해 볼 문제다.
교수자 입장에서 보면 미래의 주역들이 한반도의 분단과 6·25 전쟁 발발, 이산가족 문제,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교류 협력사업의 명암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해 객관적이고 다양한 분석 결과를 접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유수의 학자들이 한반도의 미래, 평화·통일과 관련한 분석들을 쏟아내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미래세대가 평화·통일교육을 위해 학습할 수 있는 시공간적 기회를 마련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올해 통일부로부터 서울지역 통일교육선도대학으로 지정된 국민대학교는 학생들에게 코칭 역할을 담당하는 교수법을 진행하고 있다. ‘2022 통일 모의 국무회의 경연대회’(이하 경연대회)는 통일 미래 리더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민·관·학이 함께 참여해 기획됐다. 민의를 파악하고 그 의견을 수렴해 대통령께 자문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대한민국의 통일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통일부, ‘국리민복’을 실천하기 위해 임시정부 요인들이 설립한 ‘국(國)+민(民) 대학교’가 연계해 ‘미래세대가 설계하는 한반도’를 주제로 통일 이후 국가에서 일어나게 될 문제들에 대해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서로를 존중하는 토론으로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을
과거의 대립과 갈등을 넘어 평화와 공존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적극 조응하고, 전 지구적 문제 예방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특히 학생들의 입장과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진정한 통일과 통합의 기초를 마련해야 하는 기성세대의 책무이기도 하다.
이번 경연대회는 통일 이전부터 이후까지의 다양한 변화상을 상상해 평화·통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그 과정을 자유롭게 시연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마련됐다. 학생들로 하여금 변화하는 세계 정세의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주고, 평화·통일이 가진 의미와 이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자 하는 뜻도 담겨 있다.
예선에서는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상을 상상해 한반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의 해결책을 도출해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이를 국무회의로 시연했다. 결선은 예선에서 선정된 각팀의 정책제안에 대한 적용 및 실현 가능성, 법·제도적인 부분과 예산 투입 절차, 국제 사회 및 역사적 사실에 대해 상호 간 치열한 검증과 토론을 거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경연대회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가운데 쌍방향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학생들이 통일 한반도에 대한 거시적 안목을 갖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주장을 개진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소속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배우며 통일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확장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상대 팀의 아이디어를 배우고 의견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함양시킬 수 있었다.
민주평통 성북구협의회는 이번 행사를 출발점으로 내년도에는 결승전을 생중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분단 극복과 통일 한반도 완성을 위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평등한 주체로서 관계를 맺으며 미래 통일 한반도의 주역이 될 대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끌어 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 수상팀 Comment +
새록세록
새로운 녹색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는 통일 한반도를 위해 ‘새록세록’팀은 이번 경연대회에서 논의된 다른 팀의 정책까지 함께 기억에 새기겠습니다.
평화조화
‘평화조화’라는 팀명처럼 언젠가는 남북이 평화의 문을 열길 기원합니다. 그때까지 경연대회가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의미 있는 토론의 장, 풍요로운 지적 토양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EPAS
경연대회를 통해 얻은 경험은 상장과 상금보다 더 값지고 귀했습니다. 수상의 기쁨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문제를 어루만져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인재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PASS
통일은 ‘아름다운 꽃과 가시’라고 생각합니다. 통일되었을 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 현 철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한반도미래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