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892022.07.

현장 리포트

「한라에서 백두까지 피스로드 만들기」

제주에서 광주로 이어진 평화 깃발,
한반도 곳곳에 세워지길

지난해 6월 평화의 섬 제주에서 닻을 올린 ‘한라에서 백두까지 피스로드 만들기’ 프로젝트가 빛고을 광주로 이어졌다. 지난해 민주평통 제주지역회의는 제주시협의회, 서귀포시협의회, 통일 유관단체와 함께 ‘피스로드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올해 광주지역회의는 제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아 6월 3일과 4일 평화통일포럼과 피스로드 기념식을 연이어 개최했다.

역사를 통해 살펴본 통일의 길
6월 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평화통일포럼에는 민주평통 김선남 광주부의장, 임삼규 울산부의장, 홍종식 전북부의장, 이용섭 광주시장,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민주평통 자문위원, 포럼 회원, 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지속가능한 한반도 평화 실현’을 주제로 진행된 기조강연에서 “통일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사명이자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목표”라며, 국민의 합의, 북한의 호응, 국제사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실용적인 평화·통일정책 제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진 포럼에서는 세션별로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1세션에서는 김성보 연세대 교수, 노영기 조선대 교수, 고경민 제주국제평화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해 ‘다시 찾는 통일의 길-역사 속에 답이 있다’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갑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하상복 목포대 교수, 박형준 건국대 교수 등이 참여해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는 원칙과 일관성에 기초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비핵화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경제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세션에서는 기광서 조선대 교수, 이재훈 한국외대 연구교수,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국제정세의 변화와 북한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기 교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제전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며 이번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고 중러 협력의 강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반도 곳곳에 평화의 깃발을 꽂다
2일 차인 6월 4일에는 ‘피스로드 만들기 기념식’이 광주 상무시민공원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김선남 광주부의장은 “피스로드 만들기 운동이 평화·통일에 대한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피스로드가 전국 방방곡곡으로 연결돼 남북이 하나가 되는 평화·통일의 기반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피스로드 선언문을 함께 낭독하며 한라에서 시작된 피스로드가 백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어진 평화 기념나무 식재 행사에서는 평화를 상징하는 동백나무를 심으며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열매가 맺어지기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제주에서 시작된 평화로드는 이제 광주를 거쳐 울산으로 이어진다. 평화·통일의 염원을 담은 피스로드 깃발이 제주, 광주, 울산을 거쳐 한반도 곳곳에 세워지기를 바란다.





제주시협의회 ‘남북 가곡의 밤’

가곡으로 하나 된 남북, 통일을 노래하다

자유로움 속에 슬픈 정서가 담긴 피아노 선율이 공연장을 휘감는다. 한번쯤은 들어봤지만 제목은 바로 떠오르지 않는 곡. 피아노 연주자가 제목을 이야기하고 나서야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는 쇼팽의 ‘녹턴’임을 알게 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주시협의회(회장 이용탁) 주관으로 열린 ‘2022 평화콘서트 남북 가곡의 밤’은 이렇게 시작됐다. ‘남북 가곡의 밤’은 문화를 통해 남북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의 폭을 넓히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남한에 온 지 20년이 된 탈북민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가 예술 총감독을 맡았다. 김철웅 감독은 “다름보다는 같음을, 이질감보다는 동질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우리가 바라는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탁 제주시협의회장은 “‘남북 가곡의 밤’ 공연이 우리 마음을 하나로 묶고 전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 모두가 바라는 평화·통일의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평화의 섬에서 울려 퍼진 아름다운 하모니
북한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인 ‘조선은 하나다’를 비롯해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산으로 바다로 가자’, ‘자장가’, ‘고향의 밤’과 같은 북한 가곡들이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된 평화의 메아리는 관객들에게 잔잔하지만 큰 울림을 주었다. 낯선 음악들임에도 남북의 마음이 서로 이어져 있음을 깨닫게 했다. 제주도 내 유일의 동문합창단인 제주 카멜리아 코러스도 마음을 보탰다. 화합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가락과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이번 ‘남북 가곡의 밤’의 백미는 모든 출연진들이 ‘고향의 봄’과 ‘백두와 한라도 내 조국’ 노래를 함께 부르는 순간이었다. 성악가와 연주자, 관객들이 하나 된 모습에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지만 원래는 하나의 민족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는 감동에 눈물을 글썽이는 관객들도 보였다.

공연장을 빠져 나오면서 김철웅 총감독의 말을 되새겨 본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노래이자 한민족임을 일깨워 주는 노래가 바로 아리랑입니다. 제가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는 1악장밖에 없습니다. 2악장, 3악장은 여러분들이 만들어 주십시오.”

남북이 분단된 지 70여 년. ‘남북 가곡의 밤’과 같은 문화의 힘으로 남북 간 마음의 벽을 허물고 나아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훈풍을 불어넣어 아리랑 소나타 2악장, 3악장을 써 내려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남북이 함께 아리랑을 부를 그날을 소망하며 다시 한번 읊조려 본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송 종 훈 민주평통 제주시협의회 기획홍보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