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892022.07.

말라위 국방부 부장관과 함께한 2021 서울 유엔평화 유지 장관 회의 홍보 활동

세계는 지금


민주평통에는 131개국에서 3 , 900명의 해외 자문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코리안의 삶과 평화통일 이야기를 자문위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아프리카의 따뜻한 심장

말라위에 봉사 어벤져스 떴다

‘아프리카의 심장’이라 불리는 말라위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한 나라다.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말라위 호수가 국토의 1/3을 차지하고 있어 ‘호수의 나라’라고도 불리는 이곳에 14기 이후 10년 만에 민주평통 말라위분회가 조직됐다. 지난해 20기가 출범하자마자 말라위분회는 의미 있는 활동들을 펼치며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단 3명의 자문위원이 만든 성과였다. 하는 일도, 나이도 다르지만 친남매 같은 끈끈한 ‘케미’를 자랑하고 있는 말라위분회 자문위원들을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 조용덕 아프리카협의회 말라위분회장, 이창기 자문위원(치과 의사), 박성원 자문위원(NGO 활동가)

좌측부터 조용덕 말라위분회장, 이창기 자문위원, 박성원 자문위원

봉사와 희망으로 아프리카의 심장을 살리다

Q. 어떻게 말라위에 정착하게 되셨나요?
조용덕 | 1987년 제가 23살이 되던 해에 말라위 한국대사관에 근무하러 온 것이 계기가 되어 36년째 말라위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는 짐바브웨 대사관 소속 말라위 영사 협력원으로 일하면서 소규모 임대 사업을 하고 있어요. 국제 구호 단체인 기적의 재단 이사, 아프리카 미래재단 고문, 글로벌 생명나눔 말라위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창기 | 우연히 지인을 통해 말라위를 소개 받아 2019년부터 이곳에서 치과 의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말라위 수도인 릴롱궤에서 개인 치과병원을 개업해 말라위 국민들을 진료하면서 틈틈이 말라위 국립병원, 교도소, 난민촌 등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성원 | 2019년 NGO 단체인 굿네이버스 소속으로 말라위에 왔습니다. 굿네이버스에서 수행하고 있는 코이카 프로젝트 담당자로서 농산물 수확량 확대와 소규모 농민들의 시장 진출 등을 돕고 있습니다.
Q. 말라위는 어떤 곳인가요?
이창기 | 말라위는 아프리카 동남부에 위치해 ‘아프리카의 심장’이라 불리는 나라입니다. 국토의 1/3을 차지하는 말라위 호수는 이곳 사람들의 ‘젖줄’ 역할을 하고 있어요. 말라위에는 여러 종족이 모여 살지만 종족 간 분쟁이 없는 평화로운 나라입니다. 우리 남한과 비슷한 면적에 2,0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국민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1인당 GDP가 389달러(2017년 기준) 정도밖에 되지 않아 아프리카 중에서도 최빈국 중 하나입니다.
Q. 한국과 말라위의 관계는 어떤가요?
박성원 | 1964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듬해인 1965년 한국과 수교한 이후 농업, IT, 의료 등 많은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인이 세운 대양대학교는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의료기술과 IT기술을 가르치며 말라위 의료 및 정보통신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농업 의존도가 큰 나라인 만큼 한국농어촌공사와 NGO 단체들의 농업기술 전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2년 4월 열린 말라위 축구대회 기념 사진
Q. 봉사활동을 하며 기억에 남았던 일이 있나요?
조용덕 | 10년 전쯤 한국 의료진들이 말라위에 백내장 치료 봉사활동을 하러 온 적이 있습니다. 선천성 백내장을 앓고 있는 7살 아이가 마취 중 의식을 잃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그때 한국 의료진의 빠른 조치로 아이도 살리고 눈 수술도 잘 마쳤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박성원 | 말라위 북부 도시인 카롱가라는 지역을 다녀오던 중 차가 고장 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말라위 현지인인 동료가 우연히 저를 발견해 도와준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말라위 사람들은 곤란하거나 어려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기꺼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말라위 농민들을 돕는 입장이지만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이분들을 통해 말라위 농업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Q. 말라위에도 한류가 있나요?
조용덕 | 아프리카 중에서도 내륙에 위치한 말라위에는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한류가 유입되지는 않았지만 말라위 관할 공관인 짐바브웨를 통해 한국문화를 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한국 드라마인 ‘대장금’을 보고 ‘안녕하세요’와 같은 간단한 한국말로 인사를 하기도 하고, BTS 노래 등 K-POP도 꽤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린이들을 위한 한국 만화 프로그램이 방영될 예정입니다.
Q. 말라위의 한인 현황은?
조용덕 | 1975년 100명이 되지 않는 소수의 교민들이 모여 한인회가 시작됐습니다. 1990년대부터 한국 NGO 단체들이 말라위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현재는 10개 이상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나라 중 한국 NGO 단체가 가장 많이 파견된 나라가 말라위이기도 합니다. 현재 말라위에는 100여 명 정도의 NGO 활동가들과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이외에 제조업, 정비업, 숙박업,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교민들까지 합하면 170여 명 정도의 한인들이 있습니다.

K-POP 경연대회 참가자 모습

선한 영향력으로 만드는 한반도 평화

Q. 민주평통 말라위분회를 소개해 주세요.
조용덕 | 말라위분회는 13기, 14기 이후 공백기를 거쳐 20기에 3명이 위촉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20기에 진행한 사업들이 모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3명의 자문위원들이 똘똘 뭉쳐 단합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말라위 국민들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20기에 어떤 평화·통일 활동을 펼쳤나요?
조용덕 | 말라위를 비롯한 아프리카 주민 대부분은 남한과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어떤 때는 한국인을 중국인으로 착각하기도 하죠.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평화통일 태극기 그리기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아름다운 망고치 호숫가 앞에서 현지 어린이들에게 흰 종이와 크레파스를 나눠주고 태극기 그리는 법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해 설명해주었어요. 아이들이 하얀 백지 위에 손때를 묻혀가며 처음 보는 태극기를 그리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본인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대양대학교와 협력해 ‘K-POP 경연대회 및 축구대회’를 개최했는데 현지 주민, 한인 등 300여 명으로 행사장이 가득 찼습니다. 특히 첫 번째 참가자가 부른 아리랑이 기억에 남아요. 한국인의 얼이 담긴 아리랑 노래를 현지에서 들으니 더욱 감격스럽고 뭉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숫가 마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태극기 그리기 대회
Q. 앞으로의 목표와 바람이 있다면?
조용덕 | 올해 상반기에는 현지인들을 위한 행사를 했다면 하반기에는 한글학교 학생들과 한인들을 위한 행사를 하고 싶습니다. 특히 한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 그림 대회와 글짓기 대회를 계획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현지인과 한인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말라위 사회와 한인사회에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창기 |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위원들끼리 소통이 되지 않으면 모순이잖아요. 저희가 먼저 가족처럼 돈독히 지낼 때 이 영향력이 점차 퍼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에게서 시작된 평화가 한인들에게, 나아가 말라위 국민들과 정부에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성원 |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라위를 위한 활동들을 찾으면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서는 말라위 국민들에게 한반도의 상황과 평화통일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한류를 통해 대한민국의 문화와 가치를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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