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국민과 함께하며 새로운 민주평통
40년의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10월 14일 석동현 사무처장이 민주평통 26대 사무처장으로 취임했다. 40여 년간 법조계에 몸담으며 평화통일 활동을 해온 그의 평화통일 철학은 무엇일까. 41주년을 맞은 민주평통의 시대적 사명은 무엇일까. 석동현 사무처장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실현’을 민주평통의 사명이자 평화통일 활동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진행 | 신지은 민주평통 자문위원
Q. 지난 10월 14일 대통령께 직접 임명장을 받으셨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보통 차관급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국무총리가 임명장을 전수하는데 대통령께 직접 임명장을 받게 돼 어깨가 더욱 무겁습니다. 새 정부에서 민주평통을 비중 있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의장이신 대통령께서도 해외 순방에서 확인한 민주평통의 위상과 중요성을 말씀해주셔서 사무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취임 이후 약 한 달 동안은 국정감사, 예산 심사 등 국회 일정으로 바쁘게 보냈습니다. 수석부의장과 사무처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중요한 사업들이 다소 순연돼 연말까지도 정신없이 지낼 것 같습니다.
Q. 밖에서 본 민주평통과 안에서 본 민주평통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민주평통이 헌법기관이자 자문기구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활동이 국민들께 잘 알려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통일문제는 모든 국민의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문제지만 일상에서는 잊기 쉬운 주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민주평통의 위상과 역할을 알리는 것이 저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이나 SNS 등을 통해 대국민 홍보 활동을 더 열심히 하면서 국민께 더 가까이 다가가는 민주평통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Q. 40여 년 간 법조계에 몸담으시며 평화통일과 관련된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검사생활을 하면서 법무부에서 세 차례 근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국적법·제도·행정 업무, 출입국 관리 업무를 기본으로 재외동포 관련 업무, 북한이탈주민의 정착 지원 업무, 통일 관련 법령 정비 등의 업무까지 폭넓게 담당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 퇴직 후 변호사로 일하면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을 만들어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개인적으로도 큰 자산이 됐고 민주평통까지 인연이 이어지게 한 것 같습니다.
“헌법이 부여한 역할 다하며
평화통일의 소망을 이어가겠습니다.”
Q. 민주평통이 올해로 41주년을 맞았습니다. 시대적 사명은 무엇일까요?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유와 민주는 평화통일 활동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헌법기관인 민주평통의 사명과 연결되는 핵심적인 가치입니다. 자유와 인권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들이 존중되고 실현되는 방향으로 평화통일을 완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2만 명 자문위원 여러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변화된 외교·안보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민주평통이 통일·대북정책의 자문 기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힘을 모아나가야 합니다. 자문위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통일의 전도자,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평통은 국민과 함께 40여 년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미래 40년을 바라보고 비전을 설계해야 합니다. 평화통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그 길을 찾겠습니다.
Q. 해외 131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자문위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민주평통 해외 조직은 평화통일 이슈에 관해 가장 광범위한 세계 네트워크를 가지고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중심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몰디브, 알바니아, 토고, 차드 등 일부 국가(20개국)는 자문위원이 1명뿐인데 한분 한분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으로 정말 큰일을 하고 계십니다. 한류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에 우호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해외 활동도 힘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131개 국가에 3,900명의 해외 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누구보다 조국의 평화통일에 대해 관심과 열망이 높다고 들었습니다. 이분들의 열정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다음 기수에는 가능하면 더 많은 분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석동현 사무처장이 인터뷰를 진행한 신지은 자문위원과 대담을 하고 있다.
“‘담대한 구상’에 대한
국민 공감대 확산에 앞장서겠습니다.”
Q. 지난 5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통일·대북정책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역대 정부나 윤석열 정부나 ‘평화통일’이라는 대원칙은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방법론에서 일부 차이가 있을 뿐이죠. 윤석열 정부는 헌법의 명령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기반으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것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 핵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북한 비핵화 단계에 따라 정치·경제·군사적 협력을 하는 ‘담대한 구상’도 제안했습니다. 북한의 선 비핵화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 단계에 맞게 정치, 군사, 경제적 협력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어요. 담대한 구상은 북한 비핵화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비핵화 구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 핵문제는 우리 생존의 문제와 밀접한 만큼 어떻게든 꼭 해결해야 합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튼튼한 안보를 통해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열린 태도로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평통도 정부의 통일비전과 국정과제를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Q. 변화된 상황을 고려해 제20기 민주평통 활동도 변화가 있을까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국정과제가 채택되면서 제20기 민주평통 활동목표와 과제도 일부 변화가 있었습니다. 11월 8일에 열린 제160차 운영위원회를 통해 제20기 활동목표를 ‘국민과 함께 평화의 한반도 기반 구축’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의 목소리를 담은 자문·건의 강화 지역현장의 평화통일 중심 역할 수행 ▲재외동포와 함께 평화통일 공공외교 선도 ▲청년세대의 평화통일 역할을 강화를 4대 활동목표로 삼았습니다.
민주평통의 활동은 자문위원들의 실천과 행동에 의해 결정됩니다. 자문위원 한 분 한 분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행동하는 민주평통’으로 역할을 할 때 민주평통도 변화될 수 있습니다.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자문위원들께서 탈북민 정착지원과 북한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Q. 북한이 지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무력 정책까지 법제화하면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대북 억제력 강화와 한미동맹 강화 등과 함께 ‘담대한 구상’ 실현을 위한 노력을 인내심 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이에 더해 현재의 국내외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 공감대를 넓히면서 한 목소리를 낼 때 위기의 파도를 넘어 도약할 수 있습니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Q. ‘담대한 구상’ 실현을 위한 민주평통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민주평통에서 분기별로 국민여론조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 3분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은 ‘담대한 구상’ 추진 기반 조성을 위한 과제로 ‘국민적 공감대 확보(39.6%)’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차원의 대화 노력도 지속해야 하지만 지금 북한의 태도로 보면 이는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지금은 여론조사 결과처럼 ‘담대한 구상’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을 높이는 활동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분야의 정책도 그렇지만 통일·대북정책은 특히 국민의 동의와 공감이 다른 어떤 요소보다 중요합니다. 민주평통은 국내에 228개, 해외에 93개 조직을 두고 있는 광범위한 조직이에요.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의 합의와 국민통합을 만들어 내고, 국제사회의 지지기반을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Q. 끝으로 자문위원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민주평통이 1981년 개정된 헌법에 따라 창설된 이후 올해로 41년을 맞았습니다. 민주평통은 지난 40여 년 동안 기수마다 헌법이 부여한 소임을 다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전국 각지, 세계 각지의 자문위원들이 평화통일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위해 힘써 오신 노고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자문위원 한 분 한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민주평통은 통일이 달성될 때까지의 한시적 조직이 아니라 통일 후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남북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대통령께 자문·건의활동을 해야할 것입니다. 이제 그동안 미흡했던 점은 보완하고 성과는 더 발전시켜 새로운 40년의 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도 사무처장으로서 자문위원들이 활동에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