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42022.12.

세계는 지금


민주평통에는 131개국에서 3 , 900명의 해외 자문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코리안의 삶과 평화통일 이야기를 자문위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인도양의 보물섬 스리랑카에서

보석같이 빛나는 사람들

8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자연유산을 보유한 스리랑카는 때 묻지 않은 자연과 환한 미소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인도양의 섬나라다. 그러나 천국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 뒤에는 내전과 쓰나미 피해, 테러, 국가부도 등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스리랑카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누구보다 먼저 발 벗고 나서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왔다. 특히 자문위원들은 태권도 사범으로, 한인학교 교사로, 청년 사업가로서 주어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똘똘 뭉쳐 어려움을 함께 헤쳐왔다. 위기를 딛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스리랑카에서 한국과 스리랑카를 연결하고 있는 자문위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 이기수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간사, 서영옥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교육홍보분과위원장, 김지훈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청년자문위원

이기수 간사

서영옥 교육홍보분과위원장

김지훈 자문위원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이기수 | 1997년 한국국제협력단 국제협력요원이자 스리랑카 경찰특공대 무술교관으로 파견돼 스리랑카에 첫발을 딛게 됐습니다. 이후 스리랑카 국가대표 태권도팀 감독, 한국 국기원 해외파견 사범으로 활동하며 스리랑카에서 태권도를 지도해왔습니다. 현재는 스리랑카 국가 수석사범 및 스리랑카 태권도협회 기술위원장으로서 스리랑카 내 태권도 보급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영옥 | 저는 인천의 고등학교에서 35년간 근무하다가 2018년 스리랑카에 왔습니다. 은퇴를 영어로 ‘retire’라고 하는데요. 저도 은퇴 후 바퀴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콜롬보지역에서 빈민가 어린이들에게 방과 후 활동과 식사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미력하지만 교육계에 몸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스리랑카 한인학교 교장과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교육홍보분과위원장으로서 평화통일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김지훈 | 저는 서남아협의회 청년자문위원이자 스리랑카 지역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대학생 때 스리랑카에서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가 해외 생활에 매력을 느껴 스리랑카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현재는 스리랑카에서 의료기기 및 마사지기를 유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별명만큼 매력이 넘치는 나라

Q. 스리랑카는 어떤 나라인가요?
김지훈 | 스리랑카는 인도 남해안에 위치한 섬나라로 불교(70%), 힌두교(12%), 이슬람교(10%), 기독교(7%)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다종교 국가예요. 홍차가 유명해 과거에는 ‘실론’이라 불렸고, 국토 모양이 막 떨어지려는 물방울처럼 생겼다고 해서 ‘인도의 눈물’, ‘인도양의 진주’라고 불립니다. 또 블루 사파이어, 루비 등의 보석과 다양한 향신료로 유명해 ‘보석의 나라’, ‘향신료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매력이 넘치는 나라입니다.

스리랑카에는 8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호지역이 존재하는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시기리야입니다. ‘사자 바위’라는 뜻의 시기리야는 정상에 가려면 1,202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지만 정상에 서면 “정말 살면서 한 번쯤은 꼭 와봐야 할 곳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에요.

스리랑카 중부 정글에 우뚝 솟은 시기리야(사자바위)와 요새 ⓒ스리랑카 관광청

시기리야 1,202개의 계단을 오르는 관광객의 모습 ⓒ스리랑카 관광청

Q. 최근 국가부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영옥 |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 이후 국방부장관을 지낸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같은 해 11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속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지난 5월 채무불이행 상태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산업 침체와 해외 근로자들의 송금액 감소, 유기농법 시행에 따른 농업 생산 감소, 인플레이션 극대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경기 침체가 확대됐다고 보고 있어요. 이러한 위기로 일상생활에서도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13시간 동안 전기가 끊기기도 하고 주유를 하기 위해 일주일 이상 줄을 서야 하는 상황도 있었어요. 이로 인해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는 등 정국이 매우 불안정했는데, 지난 7월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스리랑카에서 태권도의 인기는 어느정도인가요?
이기수 | 올해 8월 한국 대사배 태권도 대회가 열렸는데 국가부도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와 시민들을 포함해 5,000여 명이 경기장을 방문했어요. 아마 스리랑카에서 한국 정부가 개최한 행사 중 가장 많은 현지인이 참가한 행사였을 겁니다.

스리랑카에서는 육군 최고의 무술로 태권도가 선정될 만큼 그 인기가 대단합니다. 현재 스리랑카 육군 16개 연대, 해군, 공군, 경찰 등에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고, 대학 14개 팀, 초·중·고등학교 120개 팀, 그리고 각 지역 클럽 등에서도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2019년 제13회 남아시아 경기 대회에 참여한
스리랑카 선수단과 이기수 간사

지난 10월 네팔에서 열린 2022 제3회 에베레스트산 국제 오픈
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한 스리랑카 태권도 대표팀

위기극복 DNA로 똘똘 뭉쳐 어려움 극복

Q. 평화통일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기수 | 서남아협의회는 스리랑카,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몰디브 등 6개국에서 59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남아 국가는 대부분 공적개발원조(ODA) 대상국가로 코로나19, 홍수 등의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 못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자문위원들은 누구보다 똘똘 뭉쳐 위기 극복에 앞장서 왔습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데요. 특히 제16기부터 ‘주니어 평통’을 운영해 청소년들의 통일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평화통일 글짓기 및 그림 그리기 대회, 통일 골든벨, 나라사랑 기념행사를 할 때마다 주니어 평통 위원들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또한 자매결연을 맺은 양주시협의회와 매년 모국어 도서 기증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재외동포 청소년들의 학습을 돕고 있습니다.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와 양주시협의회가 진행한 한글학교 도서기금 전달식
Q.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이기수 | 지난 25년간 제게 태권도를 배운 제자들이 이제는 스리랑카 태권도협회장, 세계군인체육회(CISM) 태권도연맹 회장, 군 장성, 경찰 등 사회 여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요. 부족하지만 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스승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스리랑카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서 공공외교를 통해 스리랑카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높이는 활동을 해나가려 합니다.

서영옥 | 지금까지 그랬듯 스리랑카 어린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봉사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재외동포 청소년들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김지훈 | 현재 스리랑카는 정치 및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데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과 스리랑카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또 민주평통 청년위원으로서 평화통일 과정에서 청년들의 역할이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1월에 열린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주니어 평통 출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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