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852022.03.

평화통일 톺아보기

K-Culture를 활용한 평화공공외교

세계시민이 공감하고
보편 가치를 실현하는 평화를 만들자

세계 속 한류의 위상
1억 명 넘는 한류 팬, 세계가 공감하는 K-Culture
한국의 대중문화, 한류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한류는 드라마, 영화, K-Pop뿐 아니라 한식, 뷰티, 게임, 웹툰, 한국어, 전통문화 등 범위가 넓어지고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외교부에서 발행한 <2020 지구촌 한류현황>1을 보면, 98개 국가에 1,835개의 한류 동호회가 있고 전체 회원은 약 1억 4백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재외공관에 보고된 수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세계인들은 한류를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 <2022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는 각 국가의 전체 문화콘텐츠 소비 현황 중 한류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과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한다. 한류 콘텐츠 10개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문화콘텐츠 소비의 27.4%를 차지하고 있고 미용(뷰티, 31.7%), 드라마(31%), 패션(29.2%) 순으로 소비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분야는 드라마(37.3%), 예능(32.9%), 미용(뷰티, 29%), 게임(23.7%), 출판(22.2%), 음식(17.1%) 순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한류는 돌풍과 예외를 넘어 전 세계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콘텐츠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한국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넘어, 세계의 문제와 인류 보편의 문제를 문화로 담아내면서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한류를 평화공공외교 활동으로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세계인이 좋아하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세계인의 공감도 높여 나갈 수 있을까. 정부차원의 공공외교 정책은 무엇일까. ‘K-Culture와 연계한 평화공공외교 추진’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1) <2020 지구촌 한류현황>(2020.12.26.), 한국국제교류재단, 외교부
2) <2022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1.2.2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문화관광부

축사를 하는 이석현 수석부의장
대한민국 정부의 평화공공외교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고 선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수석부의장 이석현, 사무처장 김창수)는 지난 2월 24일 중국 칭다오협의회(회장 유제갑) 주관으로 ‘해외 여성위원들과 함께하는 평화공공외교 토론회’를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여성자문위원 250여 명이 함께하여 각 국가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K-Culture 연계 방안을 제시했다. 외교부, 통일부, 행정안전부의 담당 과장들도 참여하여 각 부처의 공공외교 현황을 설명했다. 이석현 수석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세계가 무시무시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평화를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평화를 위한 공공외교를 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의 여성자문위원들이 섬세하고 포용력 있는 감성으로 K-Culture를 통한 평화 만들기에 앞장서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이어 부처별 정책설명이 진행됐다. 심규선 외교부 문화교류협력과장은 한류의 확산으로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가 높아졌고 이것이 국가 브랜드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외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지-관심-지식-지지-행동의 단계를 거치는데, 인지와 관심을 이끄는데 문화가 기여하는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문화 선진국의 이미지가 확고해졌고, 이제는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문화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 등이 인기를 얻은 것도 초국가적 가치와 권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가 중심의 정체성을 넘어 초국가적으로 매력을 발휘하고 세계의 문제와 인류 보편적 가치에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세계인이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외교부는 문화와 연계한 다양한 ‘감성외교’를 추진해 왔다. 다양한 인종과 함께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전통놀이를 하고, K-Pop으로 어울리고, DMZ 전시를 통해 평화의 의미를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세계인들과 함께 K-Culture를 즐기는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를 높여 나가고 있다.


통일부는 ‘평화통일 기반구축’ 차원에서 문화를 활용한 평화통일 활동을 해왔다. 하무진 통일부 국제협력과장은 “아직 문화를 활용한 공공외교를 광범위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지만, 국내와 남북관계에서는 문화적 접근을 통한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국민적 통일공감대 형성을 위해 2015년부터 본격적인 통일문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통일문화주간 선정, 이산가족 기록물 전시사업, DMZ 평화의 길 조성 사업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남북관계 차원에서는 2002년 이미자 평양 공연, 2003년 베이비복스 평양 공연의 성과를 설명하고, 지속성 있는 대표적 사업으로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과 ‘개성 만월대 유적 복원 사업’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 통일기반 조성을 위해 ▲재외동포 사업 ▲국제회의 운영 ▲영문 웹저널 활용 ▲해외 학술 지원 사업 등을 안내하고 이러한 사업에 해외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함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은 K-Culture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확인된다. 우리의 행정 시스템도 세계가 주목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분야이다. 엄현숙 행정안전부 행정한류담당관은 “한국 정부의 행정 서비스, 행정 제도, 정부 시스템에 대한 해외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행정한류’ 현황을 소개했다. 대한민국 행정은 UN전자 정부 평가에서 10년 동안 세계 3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2020년에는 ‘OECD 디지털 정부 평가’에서 33개국 중 종합 1위를 기록하는 등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정부24, 홈텍스, 전자통관시스템, 나라장터 등 대표적인 행정한류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행정 시스템을 통해 세계인과 함께하는 상생의 거버넌스를 실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 정부는 한 국가의 고민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위한 꿈을 행정 시스템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며 세계와 나누고 세계를 돕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강조했다.

• 외교부: 세계인과 함께 즐기는 K-Culture 감성외교로 ‘적극적 평화’실현
• 통일부: 문화를 통한 국내외 평화통일 기반구축 사업 추진
• 행정안전부: 행정한류로 대한민국 위상과 매력 강화

민주평통 평화공공외교
쉽고 친화적인 K-Culture로 세계시민과 평화 실천
문화와 행정, 그리고 K-방역에 이르기까지 한류는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화의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과 매력에 평화의 가치를 어떻게 더하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지지와 공감을 높여 나갈 수 있을까. 그 길을 만드는 중심에 세계 131개 국가에서 활동하는 3,900명의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이 있다. 그동안 자문위원들은 거주 국가에서 음악으로 소통하고, 음식을 나누고, 태권도를 전파하고, 한글을 가르치면서 세계인과 소통했다. K-Culture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현지인의 관심과 호응도 높아졌고 한국을 알고 배우고자 하는 수요도 커졌다.

토론에 참여한 황순자 일본지역회의 여성위원장은 그동안 김치담그기와 등산 등을 통해 현지인과 함께 해 왔다며 “우리 고유의 문화인 전통 김치 담그기를 통해 더 체계적으로 공공외교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윤희 중국 선양협의회 여성위원장은 최근 한복과 김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주요 인사를 초청하여 한복을 알리는 행사를 하고 싶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연진희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 여성위원장은 싱가포르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고 우호적이라고 설명하면서 평화 공연과 문화체험 활동 등 현지인이 참여하는 쉽고 친화적인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수연 남유럽협의회 여성위원장은 프랑스에서 비빔밥과 불고기는 누구나 아는 대표적인 K-Food가 됐다고 말하며, 이제는 전주 비빔밥과 해주 비빔밥 등 남북의 음식을 비교하는 사업으로 평화를 알려가겠다고 했다. 채은정 영국협의회 부회장은 소프트파워를 평화와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며 책과 예술 등 을 활용한 지식공공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들의 세상을 파악하고, 함께 공감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토론회에 함께한 김창수 사무처장은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꾼 문화가 아름다운 나라가 K-Culture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관점을 넘어 세계가 공감하는 가치를 찾으며 평화를 만들어 가자”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토론회를 통해 확인한 것처럼 K-Culture는 대한민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과 매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다. 세계가 직면한 문제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문화로 담아냈기에 가능했던 성과이다. 평화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남북을 넘어서 세계시민과 공감할 때 세계 시민이 지지하는 한반도 평화도 가능할 수 있다. 현장에서 그리고 삶의 영역에서 세계시민이 공감하는 평화를 찾고 실천하는 일. 세계 각지에서 삶을 일구고 살아가는 해외 자문위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졌다.

평화공공외교 현장
미주지역 평화공공외교 워크숍
주류 사회를 움직이는 공공외교 통해 평화 실현 앞장설 것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이다. 그만큼 미국의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평화공공외교가 중요하다. 최근 미주지역회의를 비롯한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공공외교를 펼치고 있다. 자문위원과 동포사회의 노력으로 미국 하원에서는 2021년 「한반도 평화법안(HR 3446)」, 2019년 「한국전쟁 종전선언 결의안(HRes. 152)」 등 한반도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바람직한 평화공공외교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미주지역 자문위원들이 모였다. 지난 1월 29일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소재 메리어트호텔에서 ‘미주지역 공공외교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은 미주지역회의(부의장 최광철) 주최, 오렌지·샌디에고협의회(회장 김동수) 주관으로 진행됐다. 최광철 미주부의장과 김창수 사무처장, 미주지역 자문위원 등 80여 명이 함께했으며 「한반도 평화법안(HR3446)」을 발의한 브랜드 셔먼 의원도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했다.

셔먼 의원은 기조연설에서 선평화 후통일을 강조하고 현재 상황에 맞는 단계적 비핵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전쟁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의 안을 담은 「한반도 평화법안」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광철 미주부의장도 ‘디아스포라 공공외교’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동포들이 주권자로 힘을 발휘하면서 의회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외교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김창수 사무처장과 김동수 협의회장도 함께 참여하여, 미주지역의 평화공공외교 방향을 논의했다.

워크숍에 앞서 1월 28일 열린 미주지역회의 운영위원회에서는 2022년 사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올해 미주지역회의는 한국전 종전 및 한반도 평화법안 지지 서명 캠페인, 세계 여성컨퍼런스(애틀랜타협의회), 중남미 공공외교 포럼, 미주 청년컨퍼런스, Korea Peace 컨퍼런스(워싱턴협의회), 미주지역회의 3차 공공외교 워크숍(연방의원 전문가 초청) 등을 추진하면서 평화공공외교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이 현 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사무처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