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22022.10.

세계는 지금


민주평통에는 131개국에서 3 , 900명의 해외 자문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코리안의 삶과 평화통일 이야기를 자문위원의 시선으로 소개한다.

사랑스러운 사람과 풍경이 빛나는

정(情)의 나라 조지아

조지아에는 스위스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프랑스처럼 풍부한 와인이 있고, 한국처럼 따뜻한 정이 있다. 평범한 사람도 사진작가로 만들어주는 압도적인 경관을 자랑하는 조지아는 여행 좀 다녀본 사람들에게 ‘죽기 전 반드시 가야할 여행지’로 꼽힌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이곳에서 독특한 이력을 가진 4명의 자문위원들이 ‘한국 알리미’를 자처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 4인 4색의 매력을 가진 자문위원들에게 조지아에서의 삶과 평화통일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 김진경 민주평통 조지아분회장, 김창동 민주평통 자문위원, 이덕휘 민주평통 자문위원, 이미란 민주평통 자문위원

김진경 민주평통 조지아분회장

김창동 민주평통 자문위원

이덕휘 민주평통 자문위원

이미란 민주평통 자문위원

Q. 조지아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김진경 | 1992년부터 25년간 살아온 아제르바이잔을 떠나 조지아에 정착한 지 이제 7년이 됐습니다. 지금은 아이 세 명을 대학에 보낸 뒤 다시 두 명을 입양해 ‘앵콜 육아’를 하고 있는 워킹맘입니다.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마르네울리시에서 조지아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두 아이를 키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창동 | 태국에서 21년간 여행업에 종사하다가 2017년 조지아에 정착했습니다. 이곳에서도 여 행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쉬고 있는 중입니다. 다시 조지아 여행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덕휘 | 초등학생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2011년 인도네시아에서 첫 해외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레소토를 거쳐 2018년 조지아로 오게 됐습니다. 현재 조지아 최초의 태권도 사범으로서 조지아 국가대표 선수들과 현지 학생, 한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미란 | 저는 원래 한국에서 고등학생을 가르치던 교사였는데 2017년 여행으로 온 조지아의 풍경에 반해 2020년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 내 대학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부캐(부캐릭터)’로는 조지아에서 거의 유일한 아시아인 패션모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동유럽의 스위스’

Q. 조지아는 어떤 나라인가요?
이미란 | 조지아는 1991년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경계 짓는 캅카스산맥에 위치해 있어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캅카스 3국’으로 불립니다. 특히 8,000년이 넘는 와인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와인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어요.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를 비롯해 장례문화, 존댓말 등 한국 문화와 비슷한 부분이 많아 더욱 정감이 가는 나라입니다.

김진경 | 처음 조지아에 왔을 때 지인들에게 이곳을 ‘MVP’라고 소개했는데요. 일하기에 환경이 좋고(Ministry free), 무비자로 1년 정도 체류가 가능하며(Visa free), 물가가 저렴해(Price free) 앞 글자를 따 ‘MVP’라 부르곤 했어요.

김창동 | 저는 ‘정이 많은 나라’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외국에서 지내다 보면 특유의 텃세가 느껴질 때가 많은데 조지아 사람들은 언뜻 무뚝뚝해보이지만 조금만 다가가면 친절하게 도와줘요.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면 음식을 건네주는 등 한국의 ‘정’ 문화가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Q. 조지아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가 있다면?
이미란 | 조지아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캅카스산맥 의 빼어난 경치와 흑해의 아름다움을 모두 가지고 있어 ‘동유럽의 스위스’라 불립니다. 조지아 사람들이 일생에 꼭 한 번은 찾는다는 성지인 ‘다비드 가레자 동굴 수도원’은 하얀 석회암층과 붉은 사암이 신비로운 곳입니다. 수도원 주변으로 산길이 나 있는데 야생화를 바라보며 걸으면 가슴과 시야가 뻥 뚫리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조지아의 대표적인 생수 생산지 중 하나인 바크마로(Bakhmaro)도 아름다운 산악 휴양지로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소인데요. 특히 겨울에 가면 스노우볼 안의 인형이 된 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카즈베기산을 끼고 걷는 트루소 밸리(Truso valley) 코스, 온천으로 유명한 츠할투보(Tuskartubo) 등도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입니다.

해발 2,050m에 위치한 산악 휴양지
바크마로(Bakhmaro)의 겨울 풍경 ⓒ조지아 관광국

계곡과 산을 따라 걷는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트루소 밸리(Truso valley)

K-Culture에 매료된 조지아

Q. 조지아에서 한국의 인기는 어떤가요?
이미란 | 제가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한국 문화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한국 드라마, K-POP 노래와 안무, 가수 이름 등 한국인인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정도죠. 조지아에 온 후 개인 SNS 계정을 만들었는데 한국을 좋아하는 현지인 팬들 덕분에 1년 반 만에 팔로워 수가 3,000명으로 늘었습니다.

김진경 | 특히 조지아에서는 한글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현지 초등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 번은 공항에 앉아서 전화를 하고 있는데 한 현지인 학생이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독학하고 있다며 반갑게 말을 걸어온 적도 있습니다.

2019년 ‘아름다운 대한민국’ 행사에서 K-POP 대회에 참여한 현지 학생들과 태권도 사범단
Q. 평화통일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김진경 | 19기 3명의 자문위원으로 시작한 조지아분회는 20기 현재 4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인회나 한글학교와 함께 통일 염원 글짓기, 한복 체험 행사,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 한국을 알리기 위한 행사들을 꾸준히 진행해왔습니다. 오는 10월에는 한인들과 함께 ‘평화통일 걷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김창동 | 한인회에서는 매년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K-POP 경연대회, 태권도 사범단 시범, 비빔밥 만들기, 민주평통·태권도 홍보 부스 운영 등 다양한 즐길거리로 현지인들의 큰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탓에 2020년부터는 비대면 영상 공모전으로 대체했는데 내년부터는 다시 현장 행사를 열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지아 한글학교가 개최한 ‘한국의 날 축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
Q.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김진경 | 한류의 힘이 커지면서 앞으로 한국어에 대한 현지인의 수요가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의 자리에서 묵묵히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면서 한국의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자문위원으로서의 바람은 조지아에서 자유롭게 아제르바이잔, 터키 등으로 국경을 오가듯이 남북의 사람들도 자유롭게 왕래하며 평화통일의 길로 한걸음씩 나아갔으면 합니다.

이덕휘 | 저는 조지아 태권도 연맹 기술위원장으로서 국가대표 훈련 지도, 지도자 세미나, 고아원 태권도 교실 등 조지아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조지아 내 태권도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창동 | 제 직업을 살려 조지아 사람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면서 동시에 한국 사람들에도 조지아를 알릴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이미란 | 앞으로도 현지인들과 소통하면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패션모델 활동도 활발히 이어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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