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962023.02.

생생교육현장

특색 평화통일 교육 선보이는 울산 이화중
운동장에선 ‘평화로 콘서트’, 복도엔 ‘단합 테이프 아트’…

교과 융합 평화통일 교육으로
통일 의식 높아졌어요

“이걸 마스킹 테이프로 완성했다고?”

지난해 10월 26일 울산광역시 북구 이화중학교 교실 복도에 모인 중학생들이 서로 얼굴을 보며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교실복도 벽면에 마스킹 테이프로 완성한 한반도 지도 사이로 무궁화가 새겨진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떠다니고 있었다. 한 학생이 감탄사를 내뱉자 해당 작품 제작에 참여한 다른 학생이 “다양한 색깔의 마스킹 테이프를 쭉 찢어내는 단순한 행위만으로 평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작업하는 동안 학급 단합력을 도모하는 효과가 있다”며 웃었다. 미술 교과 활동인 테이프 아트는 마스킹 테이프를 재료로 사용하는 일러스트 혹은 미술 작품을 뜻한다. 마스킹 테이프를 손으로 찢거나 칼로 오려 붙여 물감처럼 사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평화통일
이화중학교가 평화통일 특화 교육을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기존 학교에서 이뤄지는 일회적인 통일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화중학교는 울산시교육청이 공모하는 통일 교육 연구학교 사업에 지원해 학생들에게 일상에서 접하는 평화통일 교육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업 기간인 2019년부터 2020년까지 학교는 울산 지역 중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자유학년제와 통일 교육을 연계해 진행했다. 지난해 2022년 울산시교육청 통일 교육 연구학교로 재지정돼 올해까지 평화통일 특화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화중학교의 평화통일 교육은 일상에서 접하는 평화통일의 가치 함양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국어, 사회, 도덕, 정보, 미술, 음악, 체육, 창의적 체험활동 등 교과 담당 교사가 평화통일 프로그램을 융합해 체험형 교육을 선보인다. 통일 이슈에 대한 비판적 문해력 기르기 활동이 대표적이다. 유튜브, 틱톡 등 미디어 플랫폼에서 접하는 콘텐츠 중 평화통일 관련 뉴스를 비판적으로 읽고 평화통일을 실천하는 유튜브 방송을 기획하도록 한 것이다.
평화통일 특색교육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학교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꾸준한 활동이 한몫했다.

특색교육 1년 만에 “통일 필요하다” 답한 재학생 비율 80%
이화중학교의 수업은 교실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강당, 운동장 등 교실 밖에서 평화통일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활동을 선보인다. 지난해 5월 24일 점심시간 학교 운동장에서 재학생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밴드부가 주최한 ‘평화로 콘 서트’가 한 예다. 우크라이나와 한반도의 평화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캐논’ 피아노 독주, ‘에델바이스’ 첼로 중주, ‘호랑수월가 OST’ 앙상블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울산 이화 중학교는 평화로 콘서트, 단합 테이프 아트. 평화통일 연극제 등 다양한 평화통일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통일 의식을 높이고 있다.

학생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평화통일 영화제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은 1학기 동안 글쓰기와 읽기에 대한 기초를 익히고 평화통일 연극 대본을 완성한다. 2학기엔 배우, 촬영, 소품, 편집 등 역할을 나눠 영화 촬영에 돌입한다. 유튜브에서 영화를 감상한 뒤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품평회를 진행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평화통일 창작 가요제, 통일 한국을 가상한 창업 캠프,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동화책 제작 등 다채로운 활동을 진행한다.

이 밖에 지역 기관과 연계한 활동으로 지역사회 통일 공감대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산 북구협의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문위원을 강사로 초빙해 북한의 실상을 파악하기도 한다.

김혜영 이화중학교 교사는 “재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학부모도 중학생의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평화통일 특화 교육 프로그램에 큰 만족도를 보인다. 특히 통일 교육 사업 2년 차부터 학생들의 평화통일 이해도가 현저히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통일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재학생의 비율이 80%를 기록하는 등 학습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