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2082024.3.

시카고협의회는 2023년 10월 14일 월링 웨스턴호텔에서 ‘제21기 시카고협의회 출범회의’를 개최했다.

세계 속 평통

미국 시카고 협의회
‘신년 상견례 및 북한 인권 관련 특별강연회’

“북한인권결의안 통과 경험 활용해
평화통일 전파하는 중심지 만들 것”

1월 13일 미국 시카고 노스브룩 힐튼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시카고협의회가 주최한 ‘평화통일 기원 신년 상견례 및 북한 인권 관련 특별강연회’가 개최됐다. 신년 상견례는 김길영 시카고협의회 회장의 신년사, 진안순 민주평통 운영위원의 격려사, 김정한 주시카고총영사와 최은주 시카고한인회장의 축사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2부 행사인 북한 인권 특별강연회에서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이서현 씨가 강사로 연단에 올라 북한의 인권 상황을 설명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씨는 2014년 탈북해 2016년 미국 유력 언론인 워싱턴포스트지를 통해 북한 상위 1% 엘리트 계층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이날 신년 행사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순간은 ‘북한인권개선결의안 통과 특별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열리고 나서였다. 13개 주(州) 총괄 추진 위원장에는 진안순 민주평통 운영위원이 위촉됐다. 김길영 시카고협의회 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특별한 감회에 사로잡힌 듯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 상·하원, 미주 최초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시카고는 일리노이주에서 가장 큰 도시로, 인구가 270만 명에 이르는 대도시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크다. 시카고협의회는 2014년 4월 2일 일리노이주의회 상·하원에서 연방정부 다음으로 주의회 차원에서 최초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서는 등 공공외교 최전방에서 역사적인 순간들을 기록해왔다. 이 결의안은 북한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연방정부로 하여금 탈북자 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시카고협의회가 전개한 치열한 외교전의 승리로 해외 협의회 활동사에 길이 남을 쾌거다.

당시 시카고협의회 임원단에는 일리노이주의회 의원을 설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진 위원(당시 시카고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김길영 회장(당시 시카고협의회 간사) 등 중량급 인사들이 포진해 있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시카고협의회장을 지낸 진 위원은 당시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결의안 통과를 위해 리처드 멜 전 시카고 시의원을 1년간 쫓아다니며 홍보했다고 한다.

설득 전략도 치밀하게 세웠다. 2013년 5월 결의안 추진위원회 구성, 회의, 결의안 통과 로비 및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며 당시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한 하이메 안드레이드 의원과 결의안을 조율해왔다. 그 결과 그해 11월 북한인권결의안이 상정돼 2014년 2월과 4월에 일리노이주 하원, 상원에서 각각 채택됐다. 이후 일리노이주 상·하원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카고총영사관이 북한인권결의문을 직접 진 위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때 얻은 결의안 채택은 지역사회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확립과 탈북민 문제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최근엔 일리노이주를 넘어 다른 주에서도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협의회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해외 자문위원, 한인뿐만 아니라 단체장, 현지 정치인을 초청해 북한 인권 세미나와 강연을 펼쳐옴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지역사회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 현재 시카고협의회는 켄터키주에서도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해당 주 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김 회장은 “다른 주에서도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된다면 미국은 북한의 인권 문제와 한반도 통일을 지원하는 중심 국가로 뜨게 될 것”이라며 “이를 지렛대로 해 공공외교가 국가와 민족의 새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협의회는 이를 위해 그간 켄터키주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해당 주 의원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등 통일·대북정책 추진 이후 미주 지역에서는 북한 인권의 빈틈을 메우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북한 인권 문제, 탈북민 사회 부적응 문제 등 국가 예산과 시스템만으로는 풀기 힘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모국의 대북정책을 미주 지역사회에 알리고 그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며 한인 사회가 발전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해외 자문위원의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정치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해외 자문위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 차세대 양성하면 작은 통일 이뤄집니다”
시카고협의회는 ‘차세대 양성’을 위한 일에도 매진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차세대의 무관심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시카고협의회는 미주 한인 차세대를 양성하면 작은 통일이 이뤄진다는 생각에서 ‘차세대 콘퍼런스’를 꾸준히 개최해오고 있다. 이 행사는 한인 1.5세, 2세, 고등학교 및 대학교 유학생들이 참석해 차세대 한인 리더가 갖춰야 할 소양과 평화통일에 대해 고찰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다. 남북한 이슈 관련 강의를 비롯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잔학성을 고발하는 그림 전시 등을 통해 차세대에게 한반도 정세를 비교적 상세히 전달한다. 북한 인권 확립에 대한 차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고 남북통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시카고협의회는 올해 중점사업으로 미 중·서부 전역을 순회하며 탈북민 실태를 알리는 다큐멘터리와 사진 전시회를 개최하는 행사 준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 회장은 “시카고협의회를 중심으로 한인 사회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시카고가 현지인에게 한반도 평화통일을 전파하는 중심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 건 희 기자 사 진·시 카 고 협 의 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