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 Vol 1762021.06

코치들과 함께한 평화축구 트레이닝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창설 40년

기념 포럼

창설 40주년
평화의 문, 다시 열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창설 40주년을 기념하는 포럼이 열렸다. 6월 4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기념 포럼은 ‘한반도 종전과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전략적 접근’을 대주제로 한반도 전문가와 국내외에서 평화공공외교를 펼치는 활동가 및 자문위원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닫혀 있는 평화프로세스의 문을 열고, 그 과정에서 정부와 시민사회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졌다.


배기찬 평통 사무처장      

  개회식에서 배기찬 사무처장은 “미완의 평화를 완전한 평화, 불가역적인 평화로 만드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그리고 평통 40년에 부여된 시대의 명령”이라며 “평화프로세스를 재가동하는 전략에 대한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숙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공동대표      
  포럼을 공동주최한 이현숙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공동대표는 먼저 평통 창설 40주년을 축하하며 “평통과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은 지난해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늘 포럼은 그 첫 발걸음”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포럼이 시민 평화 동력을 만들어내는 모멘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포럼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평통은 설립 이후 40년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화해 메시지를 전해왔다”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 나아가 통일로 향하는 길에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철옹성의 틈새’ 만드는 평화프로세스
  개회식 후에는 정세현 수석부의장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정 수석부의장은 최근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설명하며 “북한의 동향을 보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개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세현 평통 수석부의장 기조강연                                                                              

  특히 지난 1월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어 남쪽의 문화를 들여오거나 흉내 내는 사람에 대한 형벌을 늘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는 북한의 민심이 남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제도적 장벽을 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상황에서 북·미 또는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었을 때 과연 과거처럼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이나 정부차원의 교류협력을 북한이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우려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평화프로세스는 그 자체가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평화프로세스를 통해서 남북 경제공동체와 사회문화공동체를 만들고 나아가 정치공동체까지 발전 시켜 분단의 고통과 불이익이 최소화되는 사실상의 통일(de facto unification)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요즘 유난히 비사회주의 및 반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조하며 주민과 청년들을 단속하고 있다며, “사방에서 철옹성을 치는 상황에서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틈새는 있는 만큼 오늘 포럼을 통해 좋은 대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화프로세스, 어떻게 재개할 수 있을까?

“상호 의존하며 경쟁하는 미·중, 우리는 이익 균형 추구”
“장기적 관점으로 협력·지원하며 신뢰 회복”
“30년의 북핵 협상 악순환, 현 상황 깨기 위해 한국의 역할 중요”
“북이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과감한 액션플랜 필요”



1세션 발제를 한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미·중경쟁 시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전략’을 주제로 진행된 1세션은 김희준 YTN 통일외교안보부장의 사회로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의 발제와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고유환 원장은 발제에서 미·중 전략경쟁의 구조적 본질과 전개상황을 짚으며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제언을 내놨다. 그는 “미·중 전략경쟁은 과거 미·소 냉전 시대의 갈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이념과 제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일축의 세계적 단위의 노동분업 구조 틀에 서로 얽혀 주도권을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중 사이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져 일방의 승리로 끝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국가 이익에 맞게 이익균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최대의 유연성을 가지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합의에 기초하여 조정된 실용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러한 상황에서 함부로 판을 깨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프로세스의 문이 다시 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양문수 교수는 미·중 전략경쟁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했다. “북한의 국경 봉쇄가 완화 또는 해제된 이후 중국의 대북 지원과 양국 간 무역은 재개될 것이지만 중국이 제재를 명시적으로 위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경제가 2017년 대북제재 본격화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 교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전략으로 보건의료 분야 협력,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한 신뢰 회복,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우회 사업 발굴 등을 제안했다.

2세션 한반도 종전 평화를 위한 국제여론 형성 및 시민평화외교 방안

  전봉근 교수는 지난 30년간의 북핵협상을 평가하며 그동안 7번의 북한발 위기, 7번의 북핵협상, 7번의 합의 붕괴가 있었던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북한의 핵 능력은 8년마다 대략 두 배씩 증가했으며 그 결과 비핵화의 비용은 언제나 오늘이 내일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깨기 위해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토대로 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내용을 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 발송,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한 대북 보건·방역지원, 이란 핵 합의의 틀을 적용한 북핵 합의 등을 제안하고, 당사자이자 촉진자로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희옥 교수는 미·중 전략경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상호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미·중갈등이 전면적으로 심화되는 ‘신냉전’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시간의 제약 속에서 한국은 평화의 제도화와 공고화의 기로에 서 있다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구체적 액션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중 국경을 중심으로 한 의료 클러스트 조성, 평양종합병원 건설 지원 등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과감하고 창의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한반도 평화 공감대

“투사형 공공외교에서 주창형 공공외교로 전환”
“한반도 종전 평화를 위해 참여와 연대가 중요”
“주류사회에 우호적인 여론 조성하는 것이 해외 자문위원의 역할”


  ‘한반도 종전 평화를 위한 국제여론 형성 및 시민평화외교 방안’을 논의한 2세션에서는 윤정숙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공동대표의 사회로 김태환 국립외교원 교수, 이태호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상임집행위원, 신승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협력·화해통일국, 박종범 평통 유럽·중동·아프리카 부의장, 이철호 코리아피스나우 그래스루트 네트워크 LA코디네이터가 토론을 벌였다.

  김태환 교수는 공공외교를 ‘특정 이슈나 문제에 대해 상대방과 공유하고 이해나 의미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년간의 공공외교가 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리는 ‘투사형 공공외교’였다면 이제는 우리의 가치와 규범을 알리는 ‘주창형 공공외교’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동북아에서는 ‘힘을 통한 평화’와 같은 지정학적 논리와 담론이 지배적이며 이러한 인식 구조 하에서는 한국의 평화 담론과 노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미·중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한반도 및 역내 평화에 대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평화담론을 재구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호 상임집행위원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70년간 이어져 온 한국전쟁을 끝내고 휴전에서 평화로 나아가자는 목소리를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모아나가는 시민평화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2023년을 평화의 원년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승민 국장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진행해 온 한반도 종전 평화를 위한 국제활동을 설명했다. 그는 NCCK는 2013년 한국에서 개최된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기점으로 한반도 평화협정 국제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 시민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만, 한편으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대중적으로 확장하는 NCCK의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다.

2세션 토론자들과 함께한 종전 평화 캠페인

  이날 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여한 박종범 부의장과 이철호 코디네이터는 각각 해외협의회와 코리아피스나우(KPN)의 종전선언 촉구 활동 사례를 전했다. 박종범 부의장은 해외 각 협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공유하며 “주류사회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해외 자문위원들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한류 문화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학생들을 포함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고 홍보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미국에 거주하는 이철호 코디네이터는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펼친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미 하원 결의안 152’, ‘연방하원 2020 국방수권법안’, ‘연방하원 한반도 평화법안 3446’ 등 미국 내에서 발의된 한반도 종전과 평화프로세스 관련 법안을 소개하면서 이들 법안을 관철하기 위해 KPN이 펼쳐온 다양한 활동(의원실 방문, 온라인 의회 로비, 피케팅 등)과 노력을 설명했다.

  포럼이 진행되는 내내 온라인에서는 현장을 지켜보는 국내외 자문위원들의 축하 메시지가 끊임없이 쏟아졌다. 지난 시간 자문위원들의 평화와 통일 활동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 펼쳐나갈 기대가 주를 이뤘다. 굴곡을 겪기도 했지만,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담으며 민주, 평화, 통일의 길을 만들어 온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40년. 평화프로세스 재개와 평화공공외교라는 현시대의 과제 앞에서 평통이 만들어 갈 길은 무엇인지 기대해 본다.

"평통 40년을 축하합니다!"
온라인으로 전해진 축하 메시지

na_yeong Hong
이 나라의 진정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장춘석
평통 40주년 축하드립니다.^^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시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자문위원과
모든 분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동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창설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40년 성장의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통일한국을 이룩합시다.

손정애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은 모든 자문위원, 모든 국민의 소망입니다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서로 왕래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박인길
40년 기념 포럼 뜻깊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평화통일로 가는 우리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소원합니다.

정재호
40년 축하드립니다. 평통40살, 좋은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갑시다.